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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도 기자회견도 없이… 미·중 정상회담 ‘빈손 의전 외교’

3줄 요약

  • ㆍ부산 무역 휴전 내년 1월 10일까지 연장
  • ㆍ공동성명·공동기자회견 없이 결과문조차 나오지 않아
  • ㆍ희토류와 AI 등 핵심 쟁점 해결 못해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현지 시각) 워싱턴DC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방문해 전시 관람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국립문서기록관리청 방문을 끝으로 2박3일간의 미국 국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현지 시각) 워싱턴DC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방문해 전시 관람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국립문서기록관리청 방문을 끝으로 2박3일간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AF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현지 시각) 2박 3일간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떠났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무엇을 새로 합의했는지는 여전히 선명하지 않다. 공동성명도 없었고, 두 정상이 나란히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공동 기자회견도 열리지 않았다. 시 주석이 미국을 떠난 뒤까지 백악관은 정상회담 결과를 정리한 별도의 자료조차 내놓지 않았다. 대신 백악관이 공개한 자료에서는 시 주석의 백악관 도착과 환영식, 새 헬기 착륙장과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을 둘러보는 모습 등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5월 베이징 정상회담 역시 무역·희토류·첨단기술 등 핵심 현안에서 큰 돌파구를 만들지는 못했다. 이후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나 보잉 항공기 구매, 투자 협의 등 당시 발표된 합의도 상당 부분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 다만 당시 백악관은 회담 직후 별도의 설명자료(팩트시트)를 내고 무역·투자 협의체 구성과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계획 등을 ‘성과’로 제시했다. 이번 워싱턴 회담에서는 시 주석이 미국을 떠난 뒤까지 그와 비슷한 공식 결과문조차 나오지 않은 것이다. 화려한 국빈 의전만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담 열린 것 자체가 유일한 성과?”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큰 돌파구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부터 높지 않았다. 미·중은 인공지능(AI), 대만, 첨단기술 통제, 희토류, 이란 문제 등에서 구조적인 이해 충돌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확인된 경제 분야의 주요 조치는 지난해 부산에서 시작된 무역 휴전을 오는 11월 10일에서 내년 1월 10일까지 두 달 연장한 것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정상회담 전날 중국 측과 협상에서 연장 기간을 합의하고 “경제 분야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볼 시간을 더 갖게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 역시 관세,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희토류 공급, 기술 규제 같은 핵심 쟁점이 해결됐다기보다는 다음 협상으로 넘어간 측면이 크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의 성과를 굳이 꼽는다면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렸다는 것 자체에 있다”는 박한 평가까지 나온다.

    “판다는 귀엽지만 미국에 필요한 건 희토류”
    국빈 방문의 의전과 실제 외교 성과 사이의 간극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니 러셀 오바마 행정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가디언에 “두 정상이 실제 현안 협상보다 사교·의전 일정에 더 많은 시간을 썼다”며 “화려한 의전과 격식이 진전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시 주석이 미국에 보내겠다는) 판다는 귀엽지만 미국에 필요한 것은 희토류”라고 했다. 이어 이번 방미를 외교(diplomacy)보다 외교와 오락을 합친 ‘디플로테인먼트(diplotainment)’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중국이 자이언트 판다 ‘핑핑’과 ‘푸솽’ 두 마리를 애틀랜타 동물원에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새로 지은 백악관 헬리패드로 직접 안내하고 마린원 내부까지 보여줬다. 국빈 만찬에서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1972년 중국 방문 당시 사용됐던 것과 같은 슈람스버그 와인으로 ‘평화를 위한 건배’를 재현했다는 소식들이 자잘한 화제가 됐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서 훨씬 절박한 문제는 희토류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70%, 정제·가공의 85%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를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왔다. 지난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은 희토류와 핵심광물 공급 문제에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 정상회담이 끝나고도 희토류 공급 문제는 여전히 양국의 핵심 협상 의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위대한 우정” 강조했지만 이해관계는 그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 내내 시 주석과 자신이 쌓아온 개인적 친분을 강조했다. 시 주석이 도착했을 때는 공항까지 직접 나가 맞았고, 백악관에서는 “진정 훌륭한 우정을 쌓아왔다”고 했다. 시 주석 역시 “미·중이 협력하지 않으면 세계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관계 안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두 정상의 개인적 관계와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는 별개다. AI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규제를 추가하기보다 개발 속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시 주석은 AI가 “항상 인간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며 규제 책임을 강조했다. 대만 문제에서도 시 주석은 미국에 ‘대만 독립 반대’ 입장을 견지하라고 직접 요구했다. 희토류와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 통제, 중국의 대이란 관계 역시 이번 회담 뒤에도 해결됐다는 발표가 없었다.

    결국 이번 국빈 방문에서 확인된 것은 미·중 경쟁이 당장 충돌로 번지는 것은 막아보자는 양측 공감대를 확인한 수준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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