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삼덕동 일대 대구대공원 조성 예정 부지. 매일신문 DB대구 주택시장을 짓눌렀던 미분양 물량이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하면서 장기간 멈췄던 주택사업장에서도 다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신규 분양과 착공은 여전히 극도로 위축된 상태지만 일부 사업장에서 철거와 착공이 재개되고 대규모 공동주택 사업도 인허가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분양 재고는 줄고 신규 공급은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올해 연말 이후 대구 분양시장이 다시 움직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분양 1만4천가구에서 4천가구대로
국토교통부의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대구의 미분양 공동주택은 7월 말 기준 4천278가구로 집계됐다. 전월 4천383가구보다 105가구(2.4%) 감소했다.
2023년 2월 1만3천987가구까지 치솟았던 정점과 비교하면 69.4% 줄어든 수준이다. 2년여 만에 미분양 재고가 당시의 3분의 1 수준까지 낮아진 셈이다.
구·군별로는 달서구가 1천164가구로 가장 많았고 북구 769가구, 중구 725가구, 남구 524가구, 수성구 510가구, 동구 491가구, 서구 65가구, 달성군 30가구 순이었다.
미분양이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주택시장 수급 여건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다만 미분양 감소에 비해 신규 공급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지난달 대구의 신규 분양은 단 한 건에 그치는 등 올해 분양 물량은 총 3개 단지, 817가구에 불과하다. 대구의 연간 적정 주택 수요를 1만2천여가구 수준으로 보면 올해 분양 물량은 적정 수요의 6.8%에 그친다.
기존 미분양 물량까지 감안하더라도 공급 공백은 여전하다. 7월 말 기준 미분양은 4천278가구로, 올해 신규 분양 물량과 단순 합산하면 5천95가구다. 미분양이 상당 부분 해소된 가운데 신규 공급마저 크게 줄어든 만큼 향후 수급 여건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계산동1가 주상복합 건립 사업 철거 현장. 매일신문 DB◆멈췄던 사업장에 다시 불붙는 '착공 신호'
최근 들어 장기간 사업이 지연됐던 일부 사업장에서는 착공과 철거 등 사업 재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구금호워터폴리스 D2블록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사업이 착공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남구 대명동 옛 심인고 부지에서도 614가구 규모 주거단지 공사가 시작됐다. 옛 심인고 부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6개 동 규모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이다.
달서구 감삼동에서는 사업승인을 받은 415가구 규모 주거복합사업이 연말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 주택시장 침체와 자금조달 부담 등으로 착공이 장기간 지연됐던 사업이다.
동구 신천동과 달서구 감삼동, 중구 계산동 1가 등에서도 기존 건축물 철거가 진행되는 등 본격적인 사업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규모 공동주택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도시개발공사가 추진하는 대구대공원 공동주택 사업은 전체 약 3천가구가 들어서는 4개 필지 가운데 2개 필지가 지난달 27일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대구도시개발공사는 사업계획 승인 신청을 준비하고 있으며, 일부 필지도 아파트 분양을 위한 행정절차에 들어가기 위해 대구시에 사업 추진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위축됐던 공급이 조금씩 움직이면서 대구 주택시장의 수급 여건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그동안 미분양 누적을 우려해 신규 아파트 공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기존 재고 물량까지 계속 감소할 경우 향후에는 공급 공백의 영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대공원 등 대규모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향후 몇 년간 주택 공급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 나타나는 미분양 감소와 일부 사업장의 사업 재개 움직임이 장기간 위축됐던 대구 분양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병홍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회장은 "공급 단절에 따른 심각한 현상이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있어 시장 흐름이 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회복 가능성이 점진적으로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