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한번은 먹어볼래" 호기심 자극…'경험 소비'가 키운 디저트 열풍
한정선 디저트(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찹쌀떡 하나를 사기 위해 40분을 기다립니다. 가격은 최대 7500원입니다. 떡 하나에 이 정도 돈과 시간을 들일 만한지 망설이는 사이 준비된 제품은 하나둘 품절됩니다.
올해 초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를 찾아 카페를 돌던 소비자들이 이번에는 과일찹쌀떡 브랜드 '한정선' 매장 앞에 줄을 서고 있습니다. 유행하는 제품은 달라졌지만, 소비자를 사로잡는 방식은 묘하게 닮았습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주요 백화점에 입점한 한정선 매장에는 과일찹쌀떡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딸기·홍시 등 과일에 요거트를 더해 찹쌀떡 안을 채운 제품으로 개당 가격은 6000원 안팎이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대기 행렬이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 같은 모습은 몇 달 전 두쫀쿠 열풍과 닮았습니다. 두쫀쿠 역시 작은 디저트 하나가 웬만한 한 끼 가격에 육박했지만 연일 품절과 오픈런이 이어졌습니다.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 등 이색적인 재료에 쫀득하고 바삭한 식감을 더한 점이 입소문을 타며 소비자들을 끌어모았습니다.
두쫀쿠와 과일찹쌀떡은 전혀 다른 디저트처럼 보이지만 인기 비결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음식보다는 소비자에게 익숙한 간식에 이색적인 재료와 조합을 더해 새로움을 주는 방식입니다. 익숙함으로 진입 장벽은 낮추면서도 "비싸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셈입니다.
'식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 유행한 디저트에는 유독 '쫀득'이라는 표현이 따라붙습니다. 두쫀쿠는 쫀득한 겉면과 바삭한 카다이프가 대비되고 과일찹쌀떡은 말랑한 찹쌀피와 생과일의 식감이 한입에 어우러집니다. 단순히 단맛을 강조하기보다 씹었을 때 느껴지는 재미까지 상품의 특징이 된 겁니다.
SNS에서 '한정선'을 검색한 결과 노출된 관련 콘텐츠. (SNS 갈무리)무엇보다 요즘 디저트는 입보다 먼저 눈을 사로잡아야 합니다. 두쫀쿠를 반으로 가르면 초록빛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가 나타나고 과일찹쌀떡 역시 자르는 순간 알록달록한 과일 단면이 모습을 보입니다. 먹기 전부터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드는 비주얼이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된 셈입니다.
맛은 직접 먹어봐야 알 수 있지만 화려한 색감과 단면 및 쫀득하거나 바삭한 식감은 사진과 영상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소비자가 올린 인증 사진과 영상이 또 다른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다시 새로운 콘텐츠로 이어지면서 SNS를 타고 유행이 빠르게 확산하는 것이지요.
여기에 쉽게 살 수 없다는 희소성도 구매 욕구를 자극합니다. 판매처나 하루 판매량이 제한돼 있으면 제품을 구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됩니다. 어렵게 손에 넣은 만큼 인증하고 싶은 심리도 커지고 이렇게 쌓인 후기는 다시 제품의 희소성을 부각하며 새로운 수요를 끌어들입니다.
결국 요즘 디저트의 인기는 맛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무엇을 먹느냐 못지않게 새로운 제품을 찾아내고 어렵게 손에 넣어 직접 경험해 보는 과정까지 소비의 일부가 됐기 때문입니다. 다소 비싼 가격에도 줄을 서는 이유 역시 디저트 하나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하나의 유행이자 경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입니다.
두쫀쿠에서 과일찹쌀떡으로 유행의 주인공은 바뀌었지만, 흥행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어떤 디저트가 줄을 세울지는 알 수 없지만, 단순히 맛있는 것을 넘어 눈과 입을 동시에 자극하고 구매 과정까지 하나의 경험으로 만드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