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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려다 갑자기 시력 잃었다”…오젬픽·위고비 환자들 줄소송 [월드픽]

요약
  • 오젬픽과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당뇨병 치료제 투여 후 갑작스러운 시력 상실을 겪은 미국 환자들이 제약사를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 치료제와 시신경병증 간의 명확한 인과관계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으나, 덴마크에서는 관련 부작용 피해 보상이 이뤄지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안과 시력검진. 픽사베이 안과 시력검진. 픽사베이

오젬픽과 위고비 등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비만·당뇨병 치료제를 투여한 뒤 갑작스럽게 시력을 잃었다는 미국 환자들이 제약사를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GLP-1 계열 치료제 투여 후 ‘비동맥염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이 발생했다며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진행 중이다.

NAION은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시력이 갑작스럽게 떨어지는 질환이다. 한 번 손상된 시력이 영구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미국의 한 개인 상해 전문 로펌은 2025년 이후 오젬픽이나 위고비 투여 후 NAION이 발생한 환자들을 대리해 뉴저지주 법원에 노보 노디스크를 상대로 90건이 넘는 소송을 냈다.

필라델피아 연방법원에도 GLP-1 치료제가 NAION을 유발할 수 있는데도 제약사들이 관련 위험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취지의 소송이 별도로 제기됐다.

다만 GLP-1 치료제와 NAION의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일부 연구에서는 오젬픽과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하면 NAION 발생 위험이 비투여군보다 약 2배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절대적인 발생률은 낮아 투여자 1만명당 약 2명에게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또 다른 안과 전문기관의 연구에서는 발병 위험이 약 8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보 노디스크가 지원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GLP-1 치료제가 NAION 위험을 높인다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 결과가 엇갈리는 것은 GLP-1 치료제 사용자 중 당뇨병과 심장질환,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등 NAION 발생 위험을 높이는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투약하는 모습. 노보노디스크 홈페이지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투약하는 모습. 노보노디스크 홈페이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4년 말 GLP-1 치료제와 NAION의 연관 가능성을 확인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다만 현재까지 제품 라벨에 관련 경고 문구를 추가하지는 않았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해 6월 NAION을 세마글루타이드의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판단하고 관련 제품의 유럽 내 설명서에 경고 문구를 추가하도록 권고했다.

노보 노디스크 본사가 있는 덴마크에서는 오젬픽이나 위고비 투여 후 NAION이 발생한 환자 27명이 총 150만달러(약 21억원)가 넘는 보상금을 받았다. 추가로 38건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는 희귀하거나 중대한 의약품 부작용 피해를 정부가 보상하는 덴마크의 제도에 따른 것이다. 독립기관인 덴마크 환자보상청이 보상 여부를 심사하며 노보 노디스크는 해당 절차에 관여하지 않는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자사 약물이 NAION을 일으킨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소송에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NAION 발생 가능성 자체는 낮지만 환자의 건강 상태와 치료 목적을 고려해 신중하게 투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약물의 치료 효과가 위험보다 클 수 있지만, 단순 체중 감량이 목적이라면 기대 효과와 위험성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국검안협회는 2025년부터 GLP-1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에게 시신경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안과 검진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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