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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언제부터 오징어채 밑반찬으로 나와요?"…슬금슬금 식당서 사라졌는데 '반전'

오징어채 소비자물가지수, 8월 139.1
지난해 6월 157.2에서 하락세 보여
'이상기후' 남미산 오징어 생산량 회복 영향
# '현금 1만원에 6팩, 카드는 5팩'. 서울 강북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요즘 용기에 반찬을 담으며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 오징어채(진미채) 내용물을 평소보다 조금 더 담는 일이다. A씨는 지난해 초 원재료인 오징어채 가격이 크게 올라 세트로 판매하는 이른바 '팩 반찬'에서 제외했다. 이 시점부터 지금까지 오징어채는 별도로 한 통에 5000원씩 판매하고 있다. A씨는 "가격이 너무 올라 도저히 팩 반찬으로 팔 수가 없었다"며 "요즘 오징어채 가격이 살짝 떨어진 만큼 아쉬워하는 손님들 반응을 고려해 신경 써서 더 담고 있다"고 말했다.

식탁에서 자취를 감췄던 '국민 반찬' 오징어채가 다시 돌아올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원재료인 수입산 오징어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당에서 비용 부담을 이유로 자취를 감췄던 반찬이 수입산 오징어 생산량 증가에 일상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서울의 한 반찬가게에서 진미채를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서울의 한 반찬가게에서 진미채를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27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오징어채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달 139.1을 기록했다. 오징어채 CPI는 2024년 8월까지만 해도 100대를 유지하다가 이후 빠르게 오르며 지난해 6월 157.2까지 상승했다. 2020년에 비해 오징어채 가격이 무려 60%나 올랐다는 의미다. 오징어채 가격이 130선으로 내려온 건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이지만, 여전히 2024년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오징어채는 국가데이터처가 소비자물가지수 항목으로 포함할 정도로 국민 대표 반찬에 사용하는 원재료다. 국내에서 원재료로 판매하는 오징어채는 주로 페루, 칠레 등 남미산 훔볼트 오징어를 사용한다. 동해안 살오징어 등에 비해 어획량이 많아 단가가 저렴하고 살이 두꺼워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어 오징어채를 비롯해 버터구이 오징어 등의 원재료로 활용된다.

오징어채 가격은 2024년 페루산 오징어 생산량이 급격히 줄면서 지난해 급등했다. 페루 생산부에 따르면 2024년 훔볼트 오징어 생산량은 18만8000t으로 2023년(62만1000t) 대비 70% 감소했다. 페루 연안에 해수면 온도가 떨어지는 라니냐 현상이 나타나면서 해수온이 평년보다 2도가량 낮아지자 어획량이 급감한 탓이다. 이에 오징어 원가가 치솟았고 연쇄적으로 오징어채 가격도 갑작스럽게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페루의 훔볼트 오징어 생산량은 69만7000t으로 회복됐다. 올해도 생산량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페루 정부는 어획량 쿼터를 70만t 이상으로 잡아둔 상태다. 현지에서 잡아들인 오징어를 냉동해 수입해오기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국내 오징어채 생산 단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오징어채 가격도 변화가 컸다. 한국물가정보 따르면 시장에서 판매하는 오징어채 1㎏ 가격은 지난해 3월 둘째주 2만2000원에서 일주일 뒤 3만8000원으로 순식간에 73%나 뛰었다. 두 달간 유지된 이 가격은 이후 서서히 내려갔으나 같은 해 7월까지 3만원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7월 둘째 주 2만8000원으로 내려온 오징어채 가격은 올해 6월 중순까지 유지됐다가 최근 2만원까지 내려왔다.

대형마트 판매 가격도 올해 상반기 중 20% 정도 떨어졌다. 한 대형마트에서 오징어채 600g 제품은 지난해 소비자가 2만5000~2만9000원 선에 판매됐으나 올해 들어서는 2만~2만5000원 선으로 내려왔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냉동 오징어를 수입해 국내에서 해동한 뒤 국내 생산시설에서 진미채로 가공하는 절차가 일반적인데 올해 어획량이 회복되면서 현지에서 가격이 안정세로 들어가면서 판매가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원재료 가격 등락에 따라 식당 반찬과 반찬가게의 제품 판매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국내 전국의 식당에서는 기본 반찬에서 오징어채를 빼는 곳이 늘고, 반찬가게에서도 가격을 올려 판매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서울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B씨는 "아직은 고정 반찬으로 내놓기엔 가격이 좀 높은 편이라 다시 넣기엔 무리가 있다"며 "좀 더 가격이 내려가면 고려해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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