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빈이 2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 대만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오카자키/연합뉴스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곽빈(두산 베어스)이 아시안게임 결승전 선발로 나서 일본 실업야구 좌완 히구치 신(24·오지)과 맞붙는다. 이틀 전 한국 타선을 7이닝 무실점으로 묶은 히구치의 호투에 맞서 곽빈이 마운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으로서는 선발의 호투와 함께 침묵했던 방망이를 깨우는 일이 중요하다.
곽빈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 선발 등판한다. 그는 두산 베어스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하며 대표팀 차출 전까지 리그 평균자책점 1위(2.28), 탈삼진 1위(186개)를 달리고 있었다. 1주일간 팀을 비웠으나 순위는 여전하다. 그만큼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고 하겠다.
최고 시속 160㎞에 이르는 패스트볼과 커브를 주무기로 던지는 곽빈은 21일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6이닝 10탈삼진 2볼넷 노히트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보여준 바 있다. 스스로는 2022 항저우(2023년 개최) 때 태극 마크를 달았어도 담 증세 탓에 단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했던 아픔을 씻을 아시안게임 첫 결승 무대다.
일본의 히구치 신 25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도요하시/연합뉴스일본은 또 다시 히구치를 선발로 예고했다. 히구치는 25일 슈퍼라운드 한국전에서 7이닝 동안 4안타만 내주고 실점하지 않았다. 한국은 0-5로 졌다. 2006 도하 대회 이후 20년 만의 아시안게임 일본전 패배였다. 히구치는 조별리그 중국전(21일)에 선발 등판(6이닝 6피안타 10탈삼진 1실점)하고 3일만 쉬고 나왔는데도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이번엔 하루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마치 일본고교야구 대항전 고시엔 같다. 히구치를 상대로 한국 타선이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경기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당시 김주원(2안타)만이 효율적으로 히구치를 공략했다.
곽빈과 히구치는 서로 다른 경로로 결승 무대에 섰다. 곽빈이 두산에서 선발 투수로 성장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됐다면, 히구치는 대학 졸업 뒤 실업야구팀 오지에 입단해 실력을 키워왔다. 히구치는 오전에는 회사 시설부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훈련하는 생활을 2년여 간 이어왔다. 지난해 실업야구에서는 평균자책 1위(1.25)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상위권 지명 예상 선수로 꼽히기도 한다. 일본은 대학 졸업 뒤 실업 팀에 입단하면 2년 뒤 드래프트에 나설 수 있다.
시속 145㎞ 안팎의 빠른 공에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투심을 섞어 던지는 히구치는 25일 한국전에서도 스트라이크존 안에서 적극적으로 승부했다. 경기 뒤 그는 “한국 타자들이 스윙에 힘이 있다고 들었다”며 “포수 쓰지모토를 믿고 미트를 향해 팔을 휘두르는 데 집중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 타선은 히구치의 변화구에 끌려다니지 않고 공격적으로 승부해야 한다. 출루와 진루타로 주자를 쌓고 득점 기회를 살려야 곽빈의 호투도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김도영 등 한국의 방망이가 ‘해결’해야만 아시안게임 5연패가 보인다. 한국은 이번 대회 5경기 동안 팀타율이 0.338(6홈런)로 괜찮았지만 중심 타선의 김도영(타율 0.211), 문보경(타율 0.214), 노시환(타율 0.222)은 부진했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 중에는 그나마 박준순(타율 0.571), 김주원(타율 0.533)이 가장 타격감이 좋은 편이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이 선발 라인업 묘수가 필요한 때다. 일본 타선에서는 야마다 겐타(타율 0.471)의 컨디션이 가장 좋다.
프로 선수의 대회 참가가 허용된 1998 방콕 대회 이후 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때는 2006 도하 대회밖에 없다. 일본은 1994 히로시마 대회 이후 32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리고 있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여서 각오가 만만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