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노선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1982년부터 추진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이 변곡점을 맞았습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지난 40년 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차례 사업 추진과 중단을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다릅니다.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주민들은 오색케이블카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카를 만들었는데, 이 케이블카 탓에 지역 재정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소모된다면 이대로 케이블카 설치를 강행해야 할까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전락
사업 주체인 강원도 양양군이 고심에 빠졌습니다. 양양군은 오색케이블카 사업비 증액 규모와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삭도 운영 여건 변동 및 수요 분석 용역’에 착수했습니다. 이 용역은 2026년 10월 말까지 진행되며, 결과가 나오면 11월 중에 김정중 양양군수가 직접 군민에게 용역 결과를 설명할 계획입니다.
오색케이블카는 2023년 11월 착공식까지 진행했습니다. 착공 후 3년 가까이 지난 지금 경제성 등을 분석하게 된 것은 용역 제목 그대로 중대한 ‘운영 여건 변동’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양양군은 애초 오색케이블카 공사를 위해 설치하려는 가설삭도(공사용 케이블카)를 화물과 작업자가 함께 사용하는 ‘겸용 지주’(케이블카 기둥) 방식으로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작업자용 케이블카와 화물용 케이블카를 같은 지주에 설치하면 운행 중에 화물 추락 등 안전에 매우 취약해 하나의 지주로 하는 방식은 권장하지 않는다. 이 같은 국내외 설계 운영 사례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에 따라 양양군은 공사용 지주를 기존 6개에서 두 배나 늘어난 12개로 늘리는 쪽으로 설계 변경을 추진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공사비 폭증과 기간 연장, 이에 따른 경제성 악화 등이 문제가 되는 셈입니다.
사업비 400억원 이상 늘어나
공사비가 얼마나 늘어나기에 양양군에 비상이 걸린 걸까요? 양양군은 용역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지주 6개 신설과 공사 기간 연장 등을 고려하면 총사업비가 현재(1172억원)보다 400억원 이상 늘어난 16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환경단체 계산으로 추정해보면, 인구 2만7천여 명에 불과한 소규모 지방자치단체에서 약 1376억원에 이르는 군비를 쏟아부어야 할 처지에 놓인 셈입니다. 게다가 전국 곳곳에 케이블카가 우후죽순처럼 늘면서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김정중 양양군수는 후보 시절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비 증가와 수익성 등 논란이 제기된 문제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11월 발표될 ‘투명한’ 용역 결과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