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농가소득 늘었지만 ‘농업으로 번 돈’은 제자리…대농·청년농 부담 가중

농업소득 빈자리 이전소득이 메워…공적 보조 비중 95.7%
대농, 총수입보다 경영비 더 늘어
50세 미만 영농 투자 부채 급증…진입 후 재무관리 과제로
농가소득은 늘었지만 정작 농업 본업에서 벌어들이는 농업소득은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경영 규모가 큰 농가일수록 경영비 부담이 빠르게 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고, 50세 미만 경영주 농가는 농지·시설 투자 과정에서 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농가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2025년 농가경제 실태와 시사점’에 따르면 농가소득은 2015년 3722만원에서 지난해 5467만원으로 46.9% 늘었다. 하지만 농업소득은 같은 기간 1126만원에서 1171만원으로 4.0% 증가하는 데 그쳤다. 농가소득에서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2%에서 21.4%로 8.8%포인트 낮아졌다.

농업소득의 빈자리는 이전소득이 채웠다. 이전소득은 2015년 791만원에서 지난해 1990만원으로 151.6% 증가했다.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2%에서 36.4%로 높아졌다. 2019년 이전소득이 농업소득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농업소득의 1.7배에 달했다. 이전소득 가운데 공적보조금 비중도 95.7%까지 올라갔다.

농업소득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경영비 상승이 지목됐다. 농업총수입은 2015년 3365만원에서 지난해 3991만원으로 18.6% 증가했지만, 농업경영비는 같은 기간 25.9% 늘었다. 이에 농업소득률은 33.4%에서 29.3%로 하락했다. 특히 노무비 증가율은 84.9%로 재료비(29.2%)와 일반경비(16.6%)를 크게 웃돌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대농을 중심으로 농업 수익성 악화도 두드러졌다. 10㏊ 이상 농가의 농업소득은 2015년 4295만원에서 지난해 2681만원으로 3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농업총수입은 3.0%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경영비는 23.3% 늘면서 농업소득률이 33.3%에서 20.1%로 떨어졌다. 5~7㏊ 농가도 농업총수입이 70.8% 증가하는 동안 경영비는 107.7% 불어났다. 오년호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영농 규모 확대가 수익성 증대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50세 미만 경영주 농가에서는 부채 부담이 빠르게 커졌다. 이들 농가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2023년 16.6%에서 지난해 20.1%로 3.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농가 평균(7.2%)의 2.8배, 70세 이상 농가(3.9%)의 5.2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자산은 6억9541만원에서 6억9864만원으로 사실상 정체됐지만 부채는 1억1507만원에서 1억4031만원으로 21.9%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특히 부채 증가는 영농 투자에 집중됐다. 50세 미만 경영주 농가의 농업용 부채는 2023년 6060만원에서 지난해 9723만원으로 60.4% 급증했다. 오 부연구위원은 “농지·시설·기계 등 영농 자본 형성 과정에서 부채 누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영농 초기 자본투자에 따른 부채 부담이 50세 미만 경영주 농가의 영농 지속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농경연은 단순한 비용 보전보다 농업 자체의 수익성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수취가격 안정과 계약재배 확대, 유통·판매 조직화, 농업수입안정보험 등 위험관리 수단을 강화하는 한편 청년농 지원도 진입 단계의 양적 확대에서 벗어나 진입 이후 재무 건전성과 영농 지속성까지 관리하는 방향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부연구위원은 “정책금융 공급 규모뿐 아니라 상환능력, 현금흐름, 농업소득 개선 여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며 “부채 부담이 과도하게 누적되지 않도록 임대형·단계형 지원, 장기 거치·분할 상환, 경영 컨설팅,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