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6 주택정책 성과공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를 두고 "대통령은 때려잡을 대상을 국민에게서 찾지 말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실거주 집착'이 이제 '실경작 집착'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투기를 막는다는 명분 아래 국민의 복잡한 삶을 하나의 잣대로 재단하고, 그 원칙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잠재적 투기꾼처럼 의심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국민은 이미 지난 1년간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통해 그 부작용을 경험했다"며 "'실거주'라는 원칙을 앞세워 규제를 먼저 밀어붙이고, 현실과 충돌할 때마다 예외와 보완책을 덧붙여 정책은 누더기가 되고 현장의 혼란만 증폭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농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직접 농사를 짓지 않으면 투기'라는 원칙부터 꺼내 들었다가 농촌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커지자, 고령·질병·상속 등 불가피한 사정은 구별하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문제는 현실이 언제나 정부가 정해놓은 몇 가지 예외보다 복잡하다는 데 있다"며 "행정이 그 수많은 사정을 일일이 들여다보며 '투기'와 '선의의 보유자'를 완벽하게 판별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 자체가 오만이고 독선"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투기꾼'과 '기득권'으로 규정하고 그들을 뿌리뽑고 때려잡겠다며 요란한 구호를 외친다"며 "저는 그 이유가 이재명 정부의 국정 비전 부재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대한민국이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지, AI와 첨단산업의 거대한 전환 속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키울 것인지, 청년들에게 어떤 미래를 열어줄 것인지, 대통령이라면 국민에게 이런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 정부는 그런 비전을 준비하지 못한 채 계엄 사태로 집권의 기회를 잡았다"며 "그러다 보니 누군가를 타도하고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정해 싸우는 일만이 국정의 핵심이 됐다"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이를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부작용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개혁에 저항하는 기득권'으로 몰아붙인다"며 "그러나 국민의 삶, 그리고 미래와 직결되는 국가 개혁은 소위 '때려잡는' 계곡 정비와는 차원이 다른 일"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집 가진 국민도, 땅 가진 국민도 대통령이 싸워야 할 상대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싸워야 할 상대는 급변하는 안보 환경과 세계 경제질서의 재편, 저성장과 저출생, 산업 경쟁력의 위기와 청년들의 사라지는 기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