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체조 정상과 유망주 나란히 금메달
다이빙 종목 메달 세례로 전망 밝혀
한국 최초 단식 2연패 도전 안세영
여자농구가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다. ⓒ연합뉴스추석 연휴와 겹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깜짝 메달로 축포를 터트리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공백이 있었던 한국 여자농구는 우려의 시선에 맞서 12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어 큰 감동을 선사했고, 대표팀 막내 황서현은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무려 40년 만의 여자 평균대 금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인기 종목 양궁, 펜싱 등에서도 세대 교체가 활발하게 이뤄졌고, 펜싱 에페 송세라는 금메달과 은메달을 하나씩 걸고 대표팀 에이스 자리를 굳혔다. 여자 핸드볼은 추석 연휴 마지막날 저녁 한일전으로 정상을 가를 예정이다. 한가위만큼이나 풍성한 스포츠 축제다.
한국 여자농구는 지난 2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결승에서 개최국인 일본을 75-7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농구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통산 5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이번 경기는 팀의 주축인 박지현, 박지수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소속팀 일정과 부상 등으로 합류하지 못해 전망이 어둡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수들은 이러한 시선에 맞서 최상의 기량을 뽐냈고, 강이슬, 이소희, 이해란 등이 공백을 완벽하게 채웠다. 지상파 중 여자농구를 유일하게 생중계한 KBS의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 최고 19.3%를 뚫으며 전국민적 관심을 확인케 했다.
남자농구도 지난 20일 한일전으로 결승전을 치루고 12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 여자농구와 함께 사상 두 번째 남녀 농구 동반 우승을 써냈다.
2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한국 대 일본 결승에서 승리를 거둔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첫 출전에 금은동... 아시안게임 신기록 경신
한국 여자 다이빙은 김나현(강원도청)과 문나윤(제주도청)이 싱크로 10m 플랫폼에서 한국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따며 다이빙 종목 역사를 썼다. 김나현은 여자 싱크로 3m 스프링보드에서도 김수지(울산시청)와 24년 만에 은메달 기록을 새로 썼다. 종목 세 번째 메달이다.
김나현은 이번 아시안게임이 첫 출전인 선수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국가대표 타이틀을 단 그는 2년간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며 기량을 쌓고 다이빙 종목의 샛별로 떠올랐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들고 기념사진 촬영 중인 황서현(왼쪽)과 여서정. ⓒ연합뉴스기계 체조 종목에서는 2009년생 대표팀 막내 황서현(인천체고)이 1986년 서울 대회 서선앵 이후 40년 만에 여자 평균대 정상에 올랐다. 황서현 역시 이번 아시안게임이 첫 출전이다. 황서현은 지난 5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종목별 랭킹 포인트를 통해 추가 선발된 선수였다. 그는 25일 진행된 결선에서 8명 선수 중 가장 부상 위험이 큰 고난도 기술을 가뿐히 성공하며 박수 받았다.
전날에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도마 금메달을 딴 여서정(제천시청)이 자신의 두 번째 금메달을 완성해 기계 체조 정상과 유망주의 금메달 세례로 감동을 선사했다.
사격 종목에서도 아시안게임 첫 출전인 추가은(임실군청)이 23일 여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명중했다. 2010년 광저우 대회 김윤미 이후 16년 만의 종목 우승이다. 추가은은 개인전 본선에서 582점을 쏘며 아시안게임 본선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효자 종목 양궁 또한 랭킹 라운드부터 아시안게임 신기록이 터졌다. 강채영(현대모비스)은 26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리커브 여자 랭킹 라운드에서 720점 만점에 685점으로 1위에 등극하고 본선에 진출했다. 오예진(광주은행텐텐양궁단)의 678점(3위), 이윤지(현대모비스)의 677점(4위)을 합산한 여자 단체전 랭킹 라운드는 합계 2040점으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중국(1992점)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제왕 안세영, 막을 자가 없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은 1일 2경기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일정에도 20분 만에 한 경기를 끝내고 16강전까지 무사히 치른 뒤 8강에 진출했다.
27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개인전 여자 단식 8강전을 치르는 안세영의 모습. ⓒ연합뉴스안세영은 26일 카자흐스탄의 카밀라 스마굴로바와 겨룬 32강전을 단 20분 만에 2-0(21-5 21-5)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스리랑카의 라니트마 티누디 웨이헤나 리야나게와 치른 16강전을 35분 만에 2-0(21-9 21-10)으로 완파했다.
이번 대회는 개인전 일정이 6일에서 5일로 단축되면서 한 선수가 하루에 두 경기를 치렀다. 안세영은 두 경기를 7시간 간격으로 이어갔다. 세계 무대를 누비는 안세영조차 "하루에 두 경기를 뛰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복잡했다"고 난감함을 표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선수촌 훈련 경험을 살려 완벽한 경기를 보여줬다.
이어 체력이 모두 회복되기도 전인 다음날 치러진 8강전에서는 세계 랭킹 5위인 라차녹 인타논(태국)과 맞붙어 33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점수는 2-0(21-8 21-9)으로 상대에게 10점도 내어주지 않았다.
안세영은 한국 배드민턴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2연패에 도전한다. 안세영은 2022 항저우 대회에서 여자 단식과 단체전 정상에 오르며 2관왕을 차지했다. 올해 진행된 세계 경기에서는 53경기 중 1경기만 내어주며 최강자다운 면모를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