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미국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인력 증감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나날이 달라지는 AI 기술 트렌드에 발맞춘 기업들은 인력 채용을 늘린 반면 전통적인 시장지배적 기업조차도 AI 전환에 뒤처질 경우 인력 감소를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fold style="white-space: normal;"> 회사 인지도, 매출 규모를 중심으로 한 이직 추세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fold>
2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줄인다는 통념이 인텔에는 통한 반면 아마존, 구글 등에는 통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블라인드 미국 가입자 중 이직으로 회사 설정을 바꾼 응답자 5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르면 아마존, 구글, 애플, 메타 등은 이 기간 인력 유출과 유입이 모두 활발하게 일어났다. 직원들이 이 기업에서 저 기업으로 옮기는 ‘회전문’ 현상이 일어난 셈이다.
자의적·타의적으로 회사를 그만둔 직원들보다 새로 입사한 직원들이 더 많은 기업으로 엔비디아, AMD, 오픈AI, 앤트로픽 등이 꼽혔다. AI 칩,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로,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우수한 인력의 수요가 높았다. 회사를 그만둔 직원들의 비중이 ‘소’로 분류된 반면 회사에 들어온 직원들의 비중이 ‘대’로 그 간극이 컸다.
반면 AI 열풍에 기존 인력 규모가 휘청이는 곳들도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인텔이다. 인텔은 조사 기간 인력 유출 비중이 ‘대’인 반면 투입 규모는 ‘소’로 분류됐다. 페이팔, 코인베이스 역시 인력 유출 규모가 적긴 하지만 들어온 사람보다 많아 유출 우위 기업으로 지목됐다.
이 같은 추세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 사이에서도 이어졌다. 어도비, 데이터브릭스, 서비스나우에서는 새로 직원들이 들어오는 게 더 많았지만 스노우플레이크, 지스케일러, 아사나에서는 그만두는 직원들이 더 많았다.
AI 반도체·모델·플랫폼 등 성장성이 높은 사업 포트폴리오, 뚜렷한 전략을 가진 기업들은 기존 인력을 줄이는 동시에 AI 개발 역량을 갖춘 인재 채용을 늘릴 여력이 있는 반면, AI 전환 성과가 제한적인 기업은 비용 절감, 조직 효율화에 더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것이다. 향후 채용시장에서 회사의 매출 규모, 크기보다 사업방향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풀이되는 이유다.블라인드 측은 “AI 전환기에 대규모 인력 유출과 유입이 동시에 나타난 빅테크는 인력 규모를 일률적으로 줄였다기보다 인력 구성을 재편하며 체질을 바꾼 것”이라며 “이제는 이직할 때 회사의 이름만 볼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에서 자신의 직무가 성장 영역에 속하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