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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아니라 슈퍼지능"…용어 바꾸려는 트럼프 속내는

요약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을 '슈퍼지능(SI)'으로 바꿔 부르자고 주장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 최근 미·중 정상회담 팩트시트에서 양국이 SI 용어 사용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나, 기술업계와 중국 등에서는 기존 용어를 고수하거나 다른 의미로 해석하는 등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을 ‘슈퍼지능(SI)’으로 바꿔 부르자고 주장하며 세계를 상대로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 AI 위험성을 경고하는 업계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슈퍼’라는 단어를 통해 ‘인공’보다 인간의 주체성을 부각할 수 있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지난 25일 공개한 미·중 정상회담 팩트시트(설명자료)에서 “두 정상은 AI 관련 신기술을 지칭할 때 AI 대신 SI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AI 위험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관련 사고 발생 때 소통하기 위한 ‘대화 채널’ 구축에 합의했다면서 밝힌 내용이다. 아울러 “SI와 관련한 다음 교류는 올해 11월까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전했다. SI는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처음 밝힌 AI의 대체 용어다. 당시 그는 “AI라는 용어 때문에 (AI 기술이) 가짜인 것처럼 들린다”며 “그 대신 SI라는 용어를 쓰자”고 제안했다.

이는 AI의 인상을 통제해야 할 위험한 기술이 아니라 경제 성장과 기술 발전을 이끄는 자산으로 바꾸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인공’이라는 단어가 영어 문맥에 따라 ‘자연스럽지 않은’ ‘꾸며낸’이라는 뉘앙스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슈퍼’란 용어를 쓰면 AI 기술의 뛰어난 능력과 발전 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평가다. 이후 미국 국무부도 관련 외교 문서에 SI를 공식 용어로 쓰도록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용어 변경이 글로벌 기술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채택될지는 불명확하다는 게 외신의 평가다. 이는 SI라는 말이 다른 뜻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 출신 철학자 닉 보스트룀은 2014년 출간한 저서 <슈퍼인텔리전스>에서 SI를 “사실상 모든 관심 분야에서 인간의 인지적 수행 능력을 압도적으로 초과하는 지성”으로 정의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지적 작업을 할 수 있는 범용인공지능(AGI)에 가까운 의미라는 것이다. BBC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SI는) AI의 현재 역량보다 높은 수준의 지능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중국도 아직 SI 용어 사용에 미온적이다. 중국 외교부는 정상회담 이후 입장문에서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AI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AI 용어 사용에 관해 중국은 미국 의견을 중시하고 미국이 선택한 표현을 존중한다”고만 발표했다. 미국이 AI를 뭐라 부르든 중국은 AI라는 용어를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AI 협력 범위를 놓고도 온도 차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AI에 관한 새로운 규제 도입에 대해 “현 상태 그대로 두고 싶다”고 밝혔지만 시 주석은 “AI는 항상 인간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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