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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미장 안 탄걸까?’…美 주식에 몰린 9420억弗 ‘역대 최대’

요약
  • 전 세계 투자자들의 자금이 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들며 최근 12개월간 외국인의 순매수액이 9420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 뛰어난 수익률과 AI·반도체 등 성장 산업의 영향으로 미국 주식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으나, 일각에서는 과도한 쏠림 현상에 따른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
AP·뉴시스 AP·뉴시스

“지금이라도 미국 주식을 사야 하나.”

미국 증시가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넘나드는 가운데 전 세계 투자자들의 돈이 기록적인 규모로 미국 주식시장에 몰리고 있다. 미국 주식을 이미 가진 투자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투자자에게는 ‘지금이라도 올라타야 하나’라는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12개월 동안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미국 주식과 투자펀드 지분은 9420억 달러(약 1280조원)에 달했다. 미 재무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5년 이후 12개월 기준 사상 최대다.

특히 올해 2분기 순매수액은 426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급증했다. 종전 분기 최고치였던 2022년의 2990억 달러도 훌쩍 뛰어넘었다.

돈이 몰린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월까지 1년 동안 약 20% 상승했다. 2분기에는 중동 전쟁 여파로 한때 크게 흔들렸지만 이후 빠르게 반등해 분기 기준 14.9% 뛰었다.

특히, 한국과 대만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자국 반도체 주식이 급등하면서 특정 종목에 투자자산이 과도하게 몰리자 이를 분산하기 위해 미국 주식 비중을 늘렸다는 해석이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브래드 세처 선임연구원도 한국의 해외 주식투자 확대를 주목해왔다. 한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상쇄할 정도로 해외 주식 매수가 급증하면서 미국 증시로 흘러가는 자금의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주목할 부분은 돈이 미국 ‘채권’이 아니라 ‘주식’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들의 미국 채권 순매수는 올해 1분기 3140억 달러에서 2분기 1880억 달러로 감소했다. 중국이 보유한 것으로 집계되는 미국 국채도 7월 현재 6180억 달러까지 줄어 2008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의 빚인 국채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국 기업의 주식을 선택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기록적인 외국인 자금 유입은 미국 증시에 대한 세계 투자자들의 신뢰가 여전히 강하다는 증거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세계 성장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 상당수가 미국 증시에 몰려 있다는 점도 미국 주식의 구조적 강점이다.

그러나 이미 주가가 크게 오른 뒤 자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몰리고 있다는 점은 반대로 위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자금 유입이 추가 상승을 만들 수 있지만 시장이 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쏠렸을 경우 악재가 발생하면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환율도 한국 투자자에게는 변수다. 미국 주식이 올라도 원화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 달러 자산에서 얻은 원화 환산 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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