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북미 생산거점 5곳 확대
SK온, 조지아 EV라인 ESS 전환
삼성SDI, EV생산라인 LFP 양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2032년 1TWh(테라와트시) 목표를 향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정부의 대미 전략투자 1호인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 추진으로 ESS 수요 확대 기대도 커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며 새 시장 도전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배터리 및 ESS 제조·운영업체 단체인 에너지저장연합(ESC)은 최근 보고서에서 2032년 말까지 미국 ESS 설치 규모를 출력 기준 225GW(기가와트), 저장용량 기준 1TWh(1000GWh)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보다 출력은 300% 이상, 저장용량은 500% 이상 늘어나는 규모다. 1TWh에 도달하려면 연평균 25% 성장이 필요하다.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재생에너지 확대는 ESS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SEI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에 새로 설치된 ESS 용량은 20.2GWh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다. 정부가 대미 전략투자 첫 사업으로 추진하는 텍사스주 엔시날 6.3GW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도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ESS 구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전력 사용량 변동이 큰 데이터센터 특성상 가스발전과 ESS를 결합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은 그대로 있는데 AI를 계기로 ESS 시장 자체가 갑자기 커진 것”이라며 “대규모 발전설비는 건설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단기간 대응하기 위해 ESS가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설비를 활용하는 동시에 ESS 시장의 주력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미국 미시간주 랜싱 공장을 가동하면서 북미 ESS 생산거점을 5곳으로 확대했다. 올해 말까지 북미에서 50GWh 이상의 ESS용 LFP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는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포함해 ESS 분야에서 3조원 이상의 신규 수주도 확보했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 최근 미국 네오볼타파워와 2027~2031년 미국에서 생산한 LFP 배터리 셀 9GWh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연내 별도 계약을 통해 추가 9GWh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도 인디애나주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일부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 4분기부터는 LFP 배터리 양산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달 GM 지분을 인수해 단독 확보한 인디애나주 뉴칼라일 공장도 완공 뒤 ESS 배터리 생산에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현지 생산이 필요하다”며 “국내 업체들이 현지 공장을 많이 확보하고 있어 고객들의 러브콜이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