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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대표·의장 의견 불합치에 차기 리더 안갯속

요약
  • 유한양행은 조욱제 현 대표와 이정희 이사회 의장의 의견 불일치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 후보군 3명의 경쟁과 '유한맨' 관행 유지 여부를 두고 사내 이견이 엇갈리며 10월 결정마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열홍 유한양행R&D 총괄사장. 유한양행 제공 김열홍 유한양행R&D 총괄사장. 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의 차기 대표이사 선임 작업이 안갯속에 빠졌다. 지명권자인 조욱제 현 대표와 이정희 이사회 의장의 의견이 갈리면서다. 회사 내부에선 아무리 늦어도 10월에는 차기 대표가 결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관행대로라면 이미 7월에 마쳤을 차기 대표 최종 후보자 결정을 석 달 가까이 미루고 있다.

이사회가 열려야 최종 후보를 결정짓는데 추석 연휴 직전까지도 이사회 소집일을 잡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보군은 김열홍 연구개발(R&D) 총괄사장, 이병만 경영관리본부 부사장, 유재천 약품사업본부 부사장 등 3명이다.

유한양행은 그동안 7월에 이사회를 열어 최종 후보인 ‘총괄부사장’을 정한 뒤 그 내용을 8월에 발표했다. 총괄부사장은 9~12월 경영 비전과 조직 개편을 구상하고 이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정식 선임되는 승계 절차를 밟았다.

때문에 회사 내부에선 아무리 늦어도 10월에는 차기 CEO 단수 후보가 정해져야만 정상적인 승계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내부 협의가 복잡해지면서 (최종 후보자 결정이)지연되고 있다”며 “임원들 사이에선 마지노선이 10월로 얘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최종 후보에 대한 이사들의 의견이 아직도 매일매일 바뀌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 배경에는 3명 후보 중 누가 차기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사내 역학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 총괄사장, 이 부사장, 유 부사장은 각각 R&D·경영·영업 부문의 수장이다. 이 때문에 이번 차기 대표 경쟁은 단순히 3인 간 경쟁이 아니라 세 사람이 이끄는 각각 조직의 세 대결이라는 얘기가 내부적으로 나온다.

‘유한맨 CEO’ 관행을 깰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아직 끝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은 지금까지 줄곧 공채 사원 출신이 CEO자리에 올랐다.

이병만 경영관리본부 부사장. 유한양행 제공 이병만 경영관리본부 부사장. 유한양행 제공

유재천 약품사업본부 부사장. 연세대 경영대 홈페이지 캡처 유재천 약품사업본부 부사장. 연세대 경영대 홈페이지 캡처

이 부사장은 1986년 입사해 40년간 근속했다. 유 부사장 역시 1994년 입사한 유한맨이다. 반면 김 사장은 고려대 의대 종양혈액내과 교수 출신으로 조 대표가 2023년 R&D 총괄사장 자리를 신설하면서 영입한 인물이다. 김 사장이 차기 대표에 내정되면 신입사원부터 시작한 유한맨이 대표가 되는 관행이 깨지게 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조 대표의 최근 행보다. 취임 후 처음으로 생산공장을 찾아 임직원들에게 연구개발(R&D) 중심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는 김 사장에게 힘을 싣는 발언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 의장도 최근 일부 임원들과 개별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장은 김 사장이 아닌 다른 두 사람 중 한 명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소한 김 사장 단독 대표는 안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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