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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중남미? 호주? 인도? … 스웨덴 한림원의 선택은

요약
  • 10월 8일 발표를 앞둔 올해 노벨문학상은 9년간 이어진 남녀 교차 수상 패턴에 따라 여성 작가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 저메이카 킨케이드,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고령의 무라카미 하루키도 막판 변수로 꼽히고 있다.
문학상 9년째 남녀 교차 수상
올해는 여성 작가 차례 전망
가르사·고시·킨케이드 주목
하루키도 막판 변수로 거론
내달 8일 올해 수상자 발표




덜 알려진 사실이지만, 작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둘러싼 비화 하나가 노벨문학상 향방을 주시하던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노벨상 발표를 한 달 앞둔 작년 9월, 스톡홀름 극장에서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소설을 연극으로 만든 '저항의 멜랑콜리'가 상연됐는데, 라르스 링이란 공연평론가가 이날 객석에서 스웨덴 한림원 회원을 발견한 것. 노벨상 발표 시점에, 노벨상 심사위원이, 노벨상 유력 후보의 작품을 관람했다는 사실은 10월 8일자 기사로 대서특필됐고, 링은 이를 '징후'로 해석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틀 후 노벨상 발표에서 라슬로가 호명됐던 것.

올해도 유사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스웨덴 예테보리도서전에 노벨상 유력 후보인 저메이카 킨케이드가 단독행사를 갖고자 스웨덴을 방문했는데, 하필 올해 도서전의 핵심 파트너가 스웨덴 한림원이기 때문이었다. 안데르스 올손 노벨문학상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심사위원·종신회원이 현장에서 킨케이드를 주목하지 않았을 리 없다. 지난 7월 스웨덴에선 그의 대표작 '애니 존' '루시'의 개정판이 출간됐고, 9월에 두 권이 또 출간됐으며, 스웨덴 국영라디오 방송은 아예 한 달간 '킨케이드 특집 북클럽'을 진행 중이다. 과장하자면 스웨덴 전체가 킨케이드를 읽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킨케이드는 한림원의 부름을 받을까.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10월 8일 목요일 오후 8시(한국시간 기준) 발표된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와 약 열흘간 대화하면서 올해 수상자를 예측해보니 킨케이드를 비롯해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 앤 카슨, 세사르 아이라, 아미타브 고시, 알렉시스 라이트 등이 유력 수상 후보로 거론됐다. 해당 작가의 문학사적 위상, 스웨덴 한림원의 지역·언어·성별·장르 안배, 심사위원들 개인의 문학적 성향과 장르 선호도 및 연구분야, 수상 모멘텀, 타이밍 등을 종합적으로 질문하면서 대조·교차한 결과다. 같은 기준으로 작년 챗GPT는 라슬로를 '3위'로 예측한 바 있다.

노벨상 발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늘 그렇듯 성별·국적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2017년 가즈오 이시구로(남)를 시작으로 올가 토카르추크(여), 페터 한트케(남), 루이즈 글릭(여), 압둘라자크 구르나(남), 아니 에르노(여), 욘 포세(남), 한강(여), 라슬로(남)까지 매년 작가들의 성별을 9년간 '기계적으로' 교차해 왔다. 이 패턴이 유지된다면 올해는 여성 차례다.

또 지난 10년간 수상자들의 국적을 보면 서유럽, 동유럽, 북유럽,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등이 포진돼 있는데, 지역 안배 측면에서 보면 올해는 중남미, 호주, 인도 작가들이 유리해 보인다. '지역 순환'은 한림원의 심사 원칙은 아니지만 무시하기도 어려운 요소다.

이 때문에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멕시코)와 세사르 아이라(아르헨티나)가 주목받는다. 중남미 수상자가 마리오 바르가스요사(페루·2010년) 이후 전무해서다. 소설가이자 시인인 가르사는 2024년 퓰리처상을 받으면서 중남미 '원톱 후보'로 올라선 여성 작가다. 소설, 시, 논픽션을 넘나드는 실험성의 측면에서 심사위원과의 '궁합'도 좋다고 평가된다.

앤 카슨은 이미 10년간 유력 노벨상 후보로 거론된 캐나다 시인으로, 문학적 위상이 매우 높다. 그러나 2020년 수상한 미국 시인 루이즈 글릭과는 '북미권 여성 시인'이라는 점에서, 2022년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와는 '백인 여성'이란 점에서 각각 겹치는 측면이 있다.

인도 작가 아미타브 고시, 호주 작가 알렉시스 라이트가 수상할 경우 세계문학사의 '빈칸'을 채우는 효과가 기대된다. 고시는 인도 콜카타 출신으로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란 키워드가 뒤따르는데, 이는 19~20세기의 유산을 21세기에 현재화한다는 점, 또 인도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무려 113년 전인 1913년 타고르가 마지막이었다는 점에서 거론된다. 알렉시스 라이트의 경우 호주 원주민 출신이란 점에서 치고 올라올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라이트의 대표작 'Carpentaria' 스웨덴어판이 17일 출간됐고, 노벨상 발표 사흘 전인 10월 5일 언론 공식 서평이 올라오기에 시기적으로도 묘한 상황이다.

호주 작가 제럴드 머네인은 문학적 위상이 최정상급이지만 근래 한림원의 선택을 살펴보면 '문학사적 위상이 이미 정립된 서구 남성'에게 2년 연속 메달을 주기엔 타이밍이 좋지 않다. 레바논 출신으로 내전의 상흔과 망명을 다뤄온 호다 바라캇 수상 시 1988년 이집트의 나기브 마푸즈 이후 38년 만의 아랍권 수상, 아랍권 여성 최초 수상이라는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

가장 큰 변수는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다. 하루키는 최근 체중이 심각할 정도로 감소하는 등 병마와 싸워 왔다. 한강 작가에 이은 2년 만의 아시아 작가 수상, 고령 남성의 연이은 수상 등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하루키의 수상 확률은 낮아보이지만 노벨상이 '생존 작가'에게 주어진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한 대형 문학출판사 대표는 "스웨덴 한림원이 하루키라는 '흥행 카드'를 끝내 남겨뒀을 가능성이 있고, 준다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미국의 필립 로스, 아르헨티나의 보르헤스에게 노벨문학상을 주지 않았는데, 그들이 결국 사망하면서 한림원에 쏟아졌던 거센 비판을 한림원도 의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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