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를 ‘건강을 위해 챙겨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생각할 필요도, 반대로 ‘한 조각만 먹어도 안 되는 음식’으로 겁낼 필요도 없다. pexels토스트에 버터를 바를 때마다 잠깐 고민하게 된다. ‘버터는 몸에 안 좋다는데 이 정도는 괜찮겠지?’ 반대로 요즘은 버터의 고소한 풍미와 지방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버터는 자연식품이니 괜찮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그렇다면 버터는 정말 건강에 나쁜 음식일까. 그리고 먹는다면 하루에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미국의 생활 매체 마사 스튜어트는 최근 영양 전문가들에게 버터의 장단점과 적정 섭취량을 물었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양은 어딘가 아쉽다. 버터를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지만, 매일 먹는다면 1~2티스푼 정도가 현실적인 양이라는 것이다. 단, 과일·채소·통곡물·살코기·불포화지방이 중심인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버터가 무조건 ‘나쁜 지방’은 아니다
버터는 기본적으로 우유에서 얻은 유지방이다. 지방은 1g당 9kcal를 내는 고농축 에너지원이며, 음식의 풍미를 높이고 포만감을 주는 역할도 한다. 버터에는 비타민 A·D·E·K도 소량 들어 있다. 지방은 이런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돕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단서가 있다. 버터에 들어 있는 비타민의 양은 많지 않기 때문에 비타민을 섭취하기 위해 버터를 먹을 필요는 없다. 영양 전문가들도 버터를 비타민의 주요 공급원으로 볼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버터의 장점은 ‘건강을 위해 반드시 먹어야 하는 식품’이라기보다 적은 양으로 음식의 맛과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식재료라는 것이다.
문제는 버터의 ‘포화지방’
버터를 많이 먹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포화지방이다. 버터 1큰술에는 약 7g의 포화지방이 들어 있다. 열량도 약 100kcal에 달한다.
미국심장협회는 포화지방 섭취를 하루 총열량의 6%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다. 하루 2000kcal를 섭취하는 사람이라면 포화지방이 약 13g 이하인 셈이다. 버터 1큰술만으로 하루 기준량의 절반 이상을 먹게 되는 것이다.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LDL 콜레스테롤이 높아질 수 있고, 심혈관질환 위험과 관련이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방 자체를 무조건 줄이기보다는 포화지방이 많은 버터나 버터를 많이 사용한 음식 대신 올리브유나 카놀라유, 견과류 등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으로 일부를 바꾸는 것을 권한다.
영양 전문가 라우리 라이트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균형 잡힌 식사를 전제로 버터 하루 1~2작은술(티스푼) 정도를 실용적인 섭취량으로 제시했다. 1티스푼은 약 5g으로 적정 섭취량은 약 5~10g 정도다. 이 수치는 버터만 따로 떼어놓은 절대적인 안전 기준이 아니다. 그날 먹은 치즈, 우유·크림, 삼겹살이나 갈비 같은 육류, 빵·과자 등 다른 음식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까지 모두 합쳐 생각해야 한다. 즉 아침에 버터를 바른 토스트를 먹고 점심에 크림파스타, 저녁에 삼겹살을 먹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버터, 주요 지방 공급원이 되어선 안 된다
영양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이다. 버터 자체를 ‘좋은 음식’ 또는 ‘나쁜 음식’으로 규정하기보다는 전체 식단에서 버터가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영양학자들은 버터를 소량 사용한 통곡물 토스트나 조리에 사용하는 버터는 균형 잡힌 식단에 포함될 수 있다고 전한다. 반면 버터가 식단의 주요 지방 공급원이 되어 올리브유나 카놀라유 같은 불포화지방을 밀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미국심장협회 역시 지방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포화지방을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하는 방향을 권고한다. 그러니 ‘버터를 먹지 말자’보다 ‘버터를 쓰되, 오직 버터만 쓰지는 말자’로 해석해야 한다.
물론 버터 섭취가 제한되는 이들도 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심장질환 또는 지방간을 진단받은 사람이라면 버터 섭취를 제한하거나 피해야 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개인의 건강 상태와 식단에 따라 의료진이나 영양 전문가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적절하다. 반대로 특별한 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라면 버터를 가끔 먹는 것 자체를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한 번 먹었느냐’가 아니라 매일 많은 양의 포화지방을 섭취하는 식습관이 반복되는가에 있다.
버터를 좋아하지만, 건강을 생각하고 싶다면 일단 ‘눈대중’ 대신 티스푼으로 덜어 쓰는 것도 방법이다. 채소나 버섯을 볶을 때 버터를 듬뿍 넣기보다 소량만 넣어 향을 더하고, 부족한 조리용 지방은 올리브유나 카놀라유 등을 활용한다. 또한 아침에 버터 토스트를 먹었다면 하루 동안 크림·치즈·지방이 많은 육류 등을 과하게 겹쳐 먹지 않는 노력도 필요하다. 쿠키·케이크·페이스트리·크림소스 등을 먹을 때도 버터가 들어갈 수 있음을 인지하면, 과도한 포화지방 섭취를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