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여전… 가격 안정화 한계
연장 딜레마… “누구도 손댈 수 없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토지거래허가제를 묶어두자니 집값을 잡는 효과가 크지 않고, 풀자니 그동안 억눌렸던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지 1년을 앞두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오히려 큰 폭으로 올랐다. 그렇다고 지금 토허제를 해제하면 시장에 다시 상승 기대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말 지정 기간 만료를 앞두고 ‘유지’와 ‘해제’ 어느 쪽도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현재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 15개 지역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분당 등 12개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확대 지정했고, 올해 7월에는 화성 동탄구·용인 기흥구·구리시를 추가했다. 지난해 지정된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의 지정 기간은 올해 12월 31일까지다. 올해 추가된 경기 3곳은 내년 12월 31일까지 지정된다.
토허제는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거래할 때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주택을 매수할 경우 실거주 등 허가받은 목적에 맞게 토지를 이용해야 한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등 단기 투자 수요를 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토허제로 묶은 이후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는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9.33% 상승했다. 토허제 지정 직전 10개월간 상승률이 5.75%였던 것과 비교하면 규제 이후 오히려 상승 폭이 커졌다. 전셋값도 같은 기간 8.77% 올라 토허제 지정 전 10개월간 상승률인 1.9%를 몇 배나 웃돌았다.
가격 수준도 크게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해 10월 9억4100만원에서 올해 8월 10억7100만원으로 1억3000만원 올랐다. 토허제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지만 서울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세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토허제의 가격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부동산원 산하 한국부동산연구원이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일대의 토허제 해제와 재지정 효과를 분석한 결과, 해제 기간 해당 지역의 매매가격은 4.22% 올랐다. 구역에서 0~1㎞ 떨어진 지역도 3.67%, 1~3㎞ 떨어진 지역은 1.40% 상승했다. 보고서를 쓴 문소현 서울대 국토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토허제가 단기적인 거래 억제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으나 가격 안정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 “특히 특정 지역의 규제를 해제할 경우 해당 지역뿐 아니라 인접 지역의 가격 기대와 수요 이동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허제 해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국토부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살펴보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지난 16일 인사청문회에서 토허제 연장 여부에 대해 “시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관계 부처와도 논의한 뒤 결정하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토허제는 현재 누구도 손댈 수 없는 것이 돼 버렸다”며 “여야 정치인 중에 토허제를 해제할 용기 있는 정치인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