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삼성디스플레이, ‘10억’ 페라리 첫 전기차에 신기술 심었다

요약
  • 삼성디스플레이가 페라리의 첫 순수 전기차 '루체'에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4종을 단독 공급하며 본사에 차량을 전시했다.
  • 특히 운전석 계기판에는 지름 10cm의 구멍을 뚫어 디지털 화면과 아날로그 장치를 조화시킨 '빅 홀 컷 아웃' 신기술이 적용됐다.
  • 회사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고급차 중심의 차량용 OLED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루체’ 삼성디스플레이 본사 전시
12.9인치 등 OLED 4종 단독 공급
화면에 구멍 지름 10cm까지 키워
안쪽 기계 장치-디지털 화면 조화
“수백번 실패속에서 결과물 완성”
 22일 경기 용인시 삼성디스플레이 본사 1층에 전시된 페라리 최초의 전기차 ‘루체’. 페라리 제공 22일 경기 용인시 삼성디스플레이 본사 1층에 전시된 페라리 최초의 전기차 ‘루체’. 페라리 제공이달 22일 경기 용인 삼성디스플레이 본사 로비에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페라리의 첫 순수 전기차 ‘페라리 루체’가 모습을 드러내자 임직원들이 차량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사전 예약을 받아 10분 단위로 진행한 관람에는 약 1500명이 신청했다. 예약한 직원들이 차례로 서서 약 10억 원 안팎의 차량 내부를 들여다보고 곳곳에 적용된 자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살펴봤다.

이는 스마트폰과 TV용 디스플레이가 주력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새롭게 키우려는 차량용 OLED 사업을 내부 임직원들에게 알리는 자리였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올해 7월 사내 간담회에서 “오토모티브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차량 내 디스플레이의 중요성과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가 잘 준비한다면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데 이어 ‘성과’를 직접 선보인 것.

삼성디스플레이는 루체에 들어가는 12.9인치·12인치·10.1인치·6.3인치 등 OLED 4종을 단독 공급한다. 운전석 계기판 ‘비너클’에는 OLED 두 장이 겹쳐 들어가고, 10.1인치는 중앙 제어 패널, 6.3인치는 뒷좌석 제어 패널에 적용됐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페라리는 2023년 4월 차세대 차량용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약 3년 만에 이 OLED를 개발했다.

 22일 경기 용인시 삼성디스플레이 본사에 전시된 페라리 최초의 전기차 ‘루체’ 내부에 적용된 ‘빅 홀 컷 아웃’ 다층 구조 디스플레이 모형을 직원들이 구경하고 있다. 용인=이민아 기자 omg@donga.com 22일 경기 용인시 삼성디스플레이 본사에 전시된 페라리 최초의 전기차 ‘루체’ 내부에 적용된 ‘빅 홀 컷 아웃’ 다층 구조 디스플레이 모형을 직원들이 구경하고 있다. 용인=이민아 기자 omg@donga.com이날 루체에 직접 탑승해 보니 가장 눈에 띈 것은 역시 ‘빅 홀 컷 아웃’ 기술이 적용된 비너클이었다. 얼핏 보면 하나의 계기판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두 장의 OLED가 겹쳐져 있고, 앞쪽 화면에는 원형 구멍 3개가 뚫려 있는 것이 생소하지만 매력적이었다. 패널 사이 공간을 통해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바늘은 입체감을 더했다. 구멍 안쪽으로 또 다른 화면과 기계식 장치가 보이면서 디지털 화면과 아날로그 계기판이 한데 겹쳐진 듯한 모습이었다.

이는 치열한 시행착오 끝의 성과였다. 사실 구멍을 뚫는 기술 자체는 삼성디스플레이에 낯설지 않았다.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 자리를 만들기 위해 화면에 작은 구멍을 내는 기술을 이미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달리 자동차에서는 구멍의 지름을 10cm까지 키워야 했다. 구멍이 커질수록 화면 밝기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OLED를 외부 공기와 습기로부터 보호하기 어려워지는 것이 문제였지만, 수백 번의 실패 속에서 결과물을 완성했다. 이 사장은 “말도 안 되는 큰 홀을 뚫는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었다”며 “우리 기술력에 대해 여기저기서 좋은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송영대 프로는 “동료들이 고생하면서 개발한 제품인데 실제로 보니 감동적”이라며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도 올라갈 것 같다”고 했다. 김규민 삼성디스플레이 프로는 “자동차에 폴더블 기술을 활용하는 등의 미래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고급차를 중심으로 차량용 OLED 공급을 늘리고 있다. 아우디와 현대차, 미니에 이어 올해 8월부터는 제네시스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에 필요할 때 위로 올라오는 ‘팝업행’ 24.6인치 OLED와 13.2인치 뒷좌석 OLED를 공급하고 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