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미중 회담 끝나자…젠슨 황, 이재용·최태원과 뉴욕서 ‘AI 동맹’ 점검 [biz-플러스]

요약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뉴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및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다시 만나 AI 반도체 동맹을 점검한다.
  • 이번 회동에서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협력 강화와 AI 인프라 구축 등 장기 파트너십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코리아소사이어티 갈라 참석
두 달 만에 AI 반도체 수장 한자리
HBM4E·HBM5 등 장기 협력 주목
AI팩토리·파운드리로 확대 가능성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8월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서 만나 대화하고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8월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과 다시 만난다.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함께 만난 지 약 두 달 만이다.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기업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인프라를 둘러싼 협력이 한 단계 더 확대될지 주목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최 회장은 28일 오후 6시 뉴욕에서 열리는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갈라에 참석할 예정이다. 황 CEO는 올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밴 플리트상’ 수상자로 선정돼 행사에 참석한다. 이 상은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에 수여된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황 CEO의 수상 배경을 설명하면서 삼성전자와 SK그룹, 현대차(005380)그룹 등 한국 기업과 맺어온 협력 관계를 특별히 거론했다. AI와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온 황 CEO가 한국 기업들과 장기간 파트너십을 맺으며 한국을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 파트너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이번 만남을 둘러싼 업계의 가장 큰 관심은 단연 HBM이다. AI 가속기 성능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대량의 데이터를 GPU에 빠르게 공급하는 HBM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 됐다. 엔비디아가 올해 본격 양산에 들어간 AI 가속기 베라 루빈(Vera Rubin)에도 HBM4(6세대)가 탑재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는 엔비디아를 상대로 HBM4를 공급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HBM4E(7세대)와 HBM5(8세대) 등 후속 제품까지 공동 개발·최적화하는 체제를 구축 중이다. AI 반도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가 정해진 뒤 메모리를 골라 끼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GPU와 HBM을 초기 설계 단계부터 함께 맞추는 ‘공동 설계’ 성격이 강해지는 추세다. 메모리 업체가 엔비디아의 향후 GPU 로드맵을 얼마나 일찍 공유받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최근 엔비디아와 협력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 6월 방한했던 황 CEO와 만나 HBM4E와 HBM5를 비롯한 차세대 HBM의 장기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올 2월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한 데 이어 5월에는 HBM4E 12단 제품의 고객사 샘플 공급도 시작했다. 향후에는 고객의 GPU 구조에 맞춰 메모리 성능과 전력, 인터페이스를 설계하는 ‘커스텀 HBM’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뉴욕 만남에서는 삼성전자의 또 다른 강점인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협력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전 부회장과 황 CEO는 지난 6월 회동에서 HBM뿐 아니라 차세대 파운드리 분야의 협력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한 회사 안에서 모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AI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엔비디아와의 관계가 단순한 HBM 공급 업체와 고객사를 넘어 AI 칩 생산 전반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최 회장이 이끄는 SK그룹과 엔비디아의 협력은 이미 메모리를 넘어 AI 인프라로 확대됐다. 양사는 올 7월 샌프란시스코에서 SK텔레콤이 엔비디아의 ‘DSX’ 플랫폼과 베라 루빈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대 2기가와트(GW) 규모의 AI 팩토리를 구축하는 내용의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는 HBM 등 차세대 AI 메모리를 장기간 공동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파트너십도 맺었다.

AI 팩토리는 수만~수십만 개의 GPU를 연결해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다. AI 산업의 경쟁 축이 개별 반도체의 성능에서 GPU와 메모리, 네트워크, 전력·냉각을 묶은 거대한 시스템으로 옮겨가면서 엔비디아는 AI 팩토리 전체를 공급하는 사업자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SK는 통신·데이터센터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를 결합해 이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역시 엔비디아와 AI 메가팩토리를 구축 중이다. 엔비디아 GPU 5만 개 이상을 투입해 반도체 설계와 공정, 장비 운영, 품질 관리에 AI를 적용하고 가상 공간에 실제 반도체 공장을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확대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만남에서는 HBM뿐 아니라 반도체 생산 현장의 AI 전환, 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까지 협력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간 첨단 기술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는 점도 이번 만남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의 대중국 첨단 AI 반도체 수출 규제와 중국의 자체 AI 반도체 육성이 맞물리면서 엔비디아에는 안정적인 생산·메모리 공급망을 확보하는 문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세계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중장기 제품 전략을 선점하는 것이 HBM 투자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지난 7월 2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글로벌 AI 행사에서도 세 사람은 한자리에 모여 AI 반도체와 인프라 분야의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SK그룹이 각각 엔비디아와 차세대 메모리 및 AI 인프라 협력을 구체화한 만큼, 이번 뉴욕 만남에서는 이미 합의된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HBM 이후’를 겨냥한 장기 협력 구상이 화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AI 가속기 경쟁이 세대가 바뀔수록 GPU 업체와 메모리 업체가 수년 뒤 제품까지 함께 개발해야 하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는 공식 비즈니스 협상 자리는 아니지만 글로벌 AI 공급망을 이끄는 경영진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향후 협력 방향을 논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iz 플러스 Biz 플러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