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HN CI (사진=연합뉴스)]"무상증자를 검토 중"이라고 한 공시만으로는 무상증자 계획이 대중에 공개됐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습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에코프로 자회사인 에코프로HN 전 대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15억원을 선고하고 6억1천800만여원 추징을 명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습니다.
A씨는 대표 재직 당시 에코프로HN이 무상증자를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이 내용이 공시되기 전인 2021년 6월 29일∼7월 15일 주식을 사들여 약 1억3천만원 상당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기소됐습니다.
에코프로의 또다른 자회사인 에코프로BM이 2021년 3분기 매출액을 공시하기 전 이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부당이득 5억4천만여원을 얻은 혐의도 있습니다.
A씨는 에코프로HN이 2021년 7월 7일 "현재 무상증자 진행을 검토 중"이라는 취지로 공시했을 때부턴 무상증자가 미공개 정보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시점 이후 주식 거래는 자본시장법상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행위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에코프로BM의 매출액 정보는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보'가 아니라고도 주장했습니다.
1심과 2심은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A씨의 이 부분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1심은 "무상증자 진행을 검토 중에 있다는 공시 내용만으로는 무상증자와 관련한 정보가 불특정다수에게 공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공시는 막연히 에코프로HN이 향후 무상증자를 검토 중이라는 내용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변경의 여지를 남겨뒀으며 구체적 시기나 무상증자 비율도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에 외부 투자자로선 공시 내용만으로 투자 여부나 규모, 시기를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1심은 에코프로BM의 매출액과 관련해선 "일반적인 상황에선 매출액 정보만으로 기업의 정확한 재무 건전성과 비용 측면에서의 내부적 효율성을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그러나 매출액 변동 폭과 그간의 추세 등에 비춰 합리적인 투자자가 상장법인의 시장장악력, 성장 가능성, 미래 수익성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면 매출액 정보 역시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정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에코프로BM의 이차전지 사업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컸고, 매출이 지속해서 증가해온 상황에서 3분기 매출액 역시 전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짚었습니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합리적인 투자자로선 3분기 매출액 정보를 통해 에코프로BM의 시장 장악력, 성장가능성, 미래 수익성 등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주식의 매수 여부 등을 결정할 수 있었다"며 "매출액이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심 역시 무상증자 정보 이용 혐의에 대해 "해당 공시에는 무상증자의 구체적 시기와 규모, 신주 배정 비율 등 투자자가 실제 투자를 결정할 때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사항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이를 두고 투자에 관한 의사결정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무상증자 관련 정보가 공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에코프로BM 매출액 정보이용 혐의에 대해서도 "당시 주가 동향과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하면 3분기 매출액 관련 정보는 미공개 중요 정보에 해당한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한편 A씨는 2021년 모회사 에코프로의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매출액 등 실적이 공시되기 전 이에 관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4천만여원을 챙긴 혐의도 받았으나, 1심과 2심 모두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A씨가 3분기 영업실적 정보를 공시 전에 취득했다는 혐의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은 이런 원심 판단에 오류가 없다고 보고 A씨의 형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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