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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에 파트너사 변수까지…에이비엘바이오, 후속 파이프라인이 반등 열쇠

요약
  • 금융당국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수사를 받고 있는 에이비엘바이오가 미국 파트너사에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 '토베시미그'의 추가 임상 권고를 받으며 상용화 일정에 변수를 만났다.
  • 다만 '지바스토미그'와 '라지스토미그' 등 다른 핵심 파이프라인의 개발은 순항 중이어서 향후 임상 성과가 사업 반등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FDA, 美파트너사에 ‘토베시미그’ 추가 임상 권고…상용화 변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수사…기술계약 전후 주식 거래 논란
지바스토미그·라지스토미그 임상 순항…후속 성과 주목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에이비엘바이오가 미국 파트너사에 기술수출한 신약 물질의 허가 과정에서도 변수를 만났다. 허가 신청에 앞서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하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권고를 받으면서다. 다만 다수의 핵심 파이프라인들의 개발이 예정대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임상 성과가 에이비엘바이오의 신뢰 회복과 사업 반등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에이비엘바이오의 미국 파트너사 컴퍼스 테라퓨틱스는 지난 22일(현지 시각) FDA로부터 담도암 치료 후보물질 ‘토베시미그’의 허가 신청에 앞서 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하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컴퍼스는 당초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허가 신청(BLA)을 제출할 계획이었다. 이번 권고는 토베시미그의 임상 2·3상 결과를 토대로 FDA와 진행한 사전 미팅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염현아 기자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염현아 기자
FDA, ‘토베시미그’ 추가 임상 권고…허가 일정 변수
토베시미그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이다. 종양 신생혈관이 생기는 데 관여하는 단백질인 DLL4와 VEGF-A를 동시에 표적하는 방식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18년 트리거 테라퓨틱스에 선급금 500만달러(약 68억원)를 포함해 총 5억9500만달러(약 8038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이후 트리거가 컴퍼스에 인수되면서 개발 권리가 넘어갔다. 컴퍼스는 토베시미그를 ‘CTX-009’라는 이름으로 개발해왔다.

컴퍼스는 진행성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토베시미그와 화학항암제 ‘파클리탁셀’을 병용하는 임상 2·3상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 병이 악화되지 않고 유지되는 무진행 생존기간(PFS)의 중앙값이 병용요법은 4.7개월로, 파클리탁셀 단독요법의 2.6개월보다 길었다.

반면 환자가 실제로 얼마나 오래 생존했는지를 보여주는 전체생존기간(OS)은 병용요법 8.9개월, 단독요법 9.4개월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컴퍼스는 대조군 환자 상당수가 이후 토베시미그 치료로 전환한 점 등이 OS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FDA는 이 같은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BLA 제출에 앞서 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임상시험을 진행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컴퍼스는 기존 임상 결과와 진행성 담도암 환자들의 치료 수요 등을 고려하면 신약 허가 신청 전에 새로운 임상시험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토머스 슈에츠(Thomas Schuetz) 컴퍼스 최고경영자(CEO)는 “FDA 의견을 존중한다”면서도 “기존에 확보한 데이터가 진행성 담도암 환자에게 임상적으로 의미 있다는 확신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컴퍼스는 FDA와 추가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신약 허가 신청 준비도 계속할 계획이다. 다만 FDA의 추가 임상 권고가 알려진 뒤 컴퍼스 주가는 장중 30% 넘게 급락했다.

토베시미그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후보물질 가운데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허가와 상용화에 성공하면 에이비엘바이오가 판매에 따른 기술료(로열티)를 받는 첫 제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회사는 연간 최대 2000억원 규모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번 FDA 권고가 향후 허가 일정과 로열티 수익 발생 시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에이비엘바이오에는 기술이전 계약과 관련한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이라는 또 다른 변수가 있다. 회사는 이번 FDA 권고에 앞서 이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미국 일라이 릴리 등과의 기술이전 계약 공시를 전후해 이상훈 대표 가족과 일부 등기임원의 배우자 등이 회사 주식을 거래해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기술이전 계약 과정에서 비공개 정보가 어느 시점에 외부로 전달됐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술이전은 후보물질 평가와 실사, 계약조건 협의 등을 거치는 만큼 연구개발과 사업개발, 법무 등 여러 조직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비엘바이오 그랩바디 플랫폼 개요도./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그랩바디 플랫폼 개요도./에이비엘바이오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 순항…반등 기회 남아
다만 토베시미그에 변수가 생겼다고 해서 에이비엘바이오의 모든 파이프라인 개발에 차질이 생긴 것은 아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체 이중항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여러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으며, 일부는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임상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후속 파이프라인의 임상 성과에 따라 사업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대표적인 후보물질은 위암 치료제 ‘지바스토미그(ABL111)’다. 지바스토미그는 암세포 표면 단백질인 클라우딘18.2와 면역세포 활성화에 관여하는 4-1BB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노바브릿지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지바스토미그는 지난 6월 FDA로부터 위암 1차 치료제에 대한 신속심사(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양사는 올해 4분기 허가를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 다른 핵심 파이프라인은 ‘라지스토미그(ABL503)’다. 에이비엘바이오의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를 적용한 후보물질로, 암세포가 공격을 회피하도록 하는 PD-L1과 4-1BB를 동시에 표적한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7월 라지스토미그의 임상시험계획(IND) 변경 승인을 받아 새로운 암종과 다른 치료제와의 병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임상을 추가했다.

이밖에도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체 이중항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여러 후보물질의 임상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토베시미그의 허가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했지만, 후속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척과 성과가 향후 에이비엘바이오의 신뢰 회복과 사업 반등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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