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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침공 전운 고조… 폴란드, 한국산 K2전차 기갑부대 국경에 집중 배치

요약
  • 러시아의 유럽 침공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폴란드가 국경 지역에 한국산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으로 무장한 강력한 기갑부대를 집중 배치하며 재무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최근 나토 회원국의 탄약 시설에서 화재와 폭발이 잇따르면서 러시아의 사보타주 및 도발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K2GF 전차 290대, K9A1 자주포 90문 갖춘 나토 최강 전력

폴란드 육군 제16기계화사단에 배치된 한국산 K2GF 전차. 폴란드 제16기계화사단 X(옛 트위터) 계정 폴란드 육군 제16기계화사단에 배치된 한국산 K2GF 전차. 폴란드 제16기계화사단 X(옛 트위터) 계정
슬로바키아 동부의 소도시 ‘스니나’의 한 탄약 제조 공장에서 9월 16일(이하 현지 시간) 화재가 발생했다. 이웃 나라 체코의 최대 방산기업 ‘체코슬로바키아그룹(CSG)’이 운영하는 해당 공장은 우크라이나 수출용 탄약을 생산하는 곳이었다. 이번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 경찰의 초동 수사 결과 탄약고 지붕이 최초 발화지점이라고 한다. CSG는 “하청 업체의 시설 보수 공사 도중 용접기에서 튄 불꽃이 화재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현지 언론에선 ‘러시아 사보타주설’이 한바탕 돌았다. 해당 사건을 포함해 지난 한 달 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탄약 시설 4곳에서 화재 및 폭발이 잇어났기 때문이다.

러시아 사보타주에 유럽 전운 고조
폴란드 제16사단의 K9A1 자주포 사격 훈련 모습. 폴란드 제16기계화사단 X(옛 트위터) 계정 폴란드 제16사단의 K9A1 자주포 사격 훈련 모습. 폴란드 제16기계화사단 X(옛 트위터) 계정
나토 회원국에선 8월 10일 불가리아 중부 트랴브나에 있는 포병 탄약 공장에서 연쇄 폭발 및 화재, 8월 13일 이탈리아 로마 인근 콜레페로의 탄약 공장 대규모 폭발, 9월 11일 불가리아 중부 차레바의 탄약 저장 시설 화재가 잇따랐다. 이들 시설 모두 대(對)우크라이나 탄약 공급과 관련됐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사보타주를 의심하는 여론이 커진 것이다.

최근 유럽은 러시아 소행으로 추정되는 파괴 공작에 시달리고 있다. 독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선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이 발견됐고,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선 열차가 탈선했다. 러시아 잠수함이 북극해의 해저 테이블을 끊으려다가 나토에 저지되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도발 수위가 높아지자 유럽에선 러시아의 전면 침공 징후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2024년 유럽 각국 군 지휘부와 정보기관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경고하는 메시지가 나온 바 있다. 이에 유럽은 탈냉전 이후 30여 년 만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재무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재무장의 선봉에 선 나라는 폴란드다. 북쪽으로 러시아령 칼리닌그라드, 동쪽으로는 러시아와 한 나라처럼 움직이는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나토 최전선 국가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9월 17일 자국 의회에서 가진 연설에서 “러시아가 곧 유럽 국가들을 공격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는 나토 회원국에 미사일이나 드론을 발사한 뒤 ‘우발적 사고’라고 주장하는 계략을 꾸미고 있으며, 이는 나토 조약 제5조(회원국 간 집단방위 원칙)가 작동하는지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군사 도발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투스크 총리의 경고는 허풍이 아니다. 7월 30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80㎞ 이상 떨어진 폴란드 루블린에 러시아의 Kh-101이 떨어지기도 했다. 폭격기 발사 순항 미사일인 Kh-101은 자체 레이더와 지형 대조 항법 시스템을 사용한다. 위성항법시스템을 채택한 모델과 달리 재밍이나 해킹 우려가 적은 미사일이다. 러시아가 의도하지 않았다면 폴란드 쪽으로 날아왔을 리 없다는 말이다. 투스크 총리가 러시아의 도발을 경고한 당일에도 폴란드 동부에선 러시아 자폭 드론 접근을 알리는 공습경보가 두 차례 울렸고 이에 폴란드 전투기가 긴급 출격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는 다음 차례는 자신이라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이에 2022년 폴란드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전투기 등 한국산 무기를 대거 주문했고 미국에도 첨단 무기를 다수 발주했다. 폴란드의 재무장 프로그램은 지상군 현대화에 방점이 찍혀있다. 특히 유사시 북부 국경에서 러시아군에 맞서 싸워야 하는 제16기계화사단은 유럽 역사상 손꼽힐 만큼 강력한 기갑부대로 재편성되고 있다.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운 정예부대폴란드의 군사전문매체 디펜스24는 9월 16일 “제16기계화사단이 한국산 K2GF 전차 추가 물량을 인수했다”며 자국군의 전력 현대화 성과를 보도했다. 이 부대는 주둔지 이름을 따서 ‘포메라니아 사단’으로도 불린다. 올해로 창설 107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정예부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침공에 맞서 싸우다가 큰 피해를 입고 생존자들은 국외로 탈출해 영국군과 합류했다. 이후 서부전선에서 다시 나치 독일군과 싸우는 등 강한 애국심과 투지를 보여준 부대다. 냉전 때는 공산 폴란드군 전차사단으로 개편돼 옛 소련을 중심으로 한 바르샤바조약기구군의 전략 예비부대로 활동했다.

이 부대는 요즘 나토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 편제를 갖췄다. 대부분 나토 회원국 지상군이 여단급 부대를 중심으로 편성된 것과 달리, 제16기계화사단은 냉전 때 미국이나 소련과 같은 중(重)사단(heavy division) 편제에 가깝다. 사단 예하에는 제9기갑기병여단과 제15기계화여단, 제20기계화여단 등 3개 기동여단과 1개 포병여단, 대전차·방공·공병·군수연대 각 1개가 편성돼 있다.

이 중에서도 사단 주력인 제9기갑기병여단은 그야말로 막강하다. 해당 여단에는 각각 58대의 K2GF 전차로 무장한 2개 전차대대와 50대의 BWP-1 보병전투장갑차로 구성된 1개 기계화대대가 있다. 현재 1개 전차대대가 추가로 창설될 예정이고 BWP-1은 신형 보르숙 장갑차로 대체된다. 일개 여단에 무려 K2GF 전차 174대와 보르숙 장갑차 58대가 편성되는 것이다. 전차 수량만 놓고 보면 한국 육군 기동사단보다 50대 이상 많다. 여기에 여단 직접지원 포병부대로서 K9A1 자주포 18문을 갖춘 1개 대대가 따라붙는다. 지대공 미사일과 대공포로 무장한 방공대대와 정찰중대, 전투공병중대, 군수지원대대가 있다.

또 다른 예하 부대인 제15·20기계화여단 전력도 만만치 않다. 각 여단은 보르숙 장갑차 58대로 구성된 기계화대대 2개씩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K2GF 전차 58대로 구성된 전차대대도 편성 중이다. 이들 여단도 제9기갑기병여단과 마찬가지로 포병대대를 하나씩 갖고 있는데, 현재 구형 2S1 자주포를 신형 K9A1으로 대체하고 있다. 여단 하나에 보르숙 장갑차 108대, K2 전차 58대, K9 자주포 18문 등이 배치되는 것이다. 어지간한 유럽 선진국의 기계화여단보다 강한 전력이다.

사단 전체에 화력을 지원하는 제1포병여단은 여단급 포병부대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하다. 이 부대에는 K9A1 자주포 2개 대대 36문과 WR-40 다연장로켓, 호마르-A(하이마스) 각 1개 대대씩 편성돼 있다. 여단 예하 제3로켓포병단은 122㎜ 로켓도 운용할 수 있는 호마르-K로 장비를 교체 중이다. 호마르-K는 한국산 천무 다연장로켓을 폴란드 현지화한 것이다. 한국 규격의 다양한 로켓탄은 물론 사거리 290㎞에 이르는 전술탄도미사일까지 발사할 수 있다.

러시아군 주력은 우크라이나 전선 차출내년에 대대적인 개편이 마무리되면 폴란드 육군 제16기계화사단은 나토 최강의 기갑부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K2GF 전차 290대와, 보르숙 장갑차 290대, K9A1 자주포 90문, 호마르-A·K 36문을 갖춘 막강 전력이다. 사단 직할 항공여단만 없을 뿐, 기동·포병 전력만 놓고 보면 냉전 당시 미소 기갑사단을 뛰어넘는 규모다. 심지어 한국산 첨단 장비를 위시한 최신 장비로 무장한 채 말이다. 폴란드는 해당 사단 전력의 대부분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와 마주한 국경 10~30㎞ 지역에 배치 중이다. 칼리닌그라드는 대부분 평탄한 저지대라서 기갑부대가 고속 진군하기에 유리하다. 유사시 제16기계화사단이 쇄도할 경우 이를 막을 러시아군 병력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레닌그라드 군관구 관할로서 제11군단이 주둔해 왔다. 이 부대의 실제 전력은 사단급에 불과하다. 예하 사단의 3개 차량화소총연대가 우크라이나로 차출돼 궤멸과 재편성을 반복하고 있다. 기껏해야 2개 연대 정도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칼리닌그라드 주둔군은 보급 우선순위가 밀려 장비 상태마저 좋지 않다. 전차사단이 아닌 차량화소총사단이라서 러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T-90M 전차 대신 보급형 T-72B3M 전차가 주력이다. 장갑차도 빈약한 화력과 방어력을 가진 BTR-80/82A가 대부분이다. 제11군단 직할 제244포병여단과 제18사단 포병연대를 보면 K9에 대적하기 어려운 구형 2S3와 2S19 자주포, 2A36 견인곡사포가 주축이다.

폴란드가 한국산을 중심으로 최신 무기를 대거 사들여 강력한 기계화부대를 편성함으로써 폴-러 국경의 재래식 군사력 균형은 폴란드 쪽으로 기울었다. 유사시 러시아가 전력 열세를 만회할 수단은 핵무기뿐이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핵 사용에 대비해 미 지상군을 주둔시키고 있으며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럽 핵우산 레짐’에도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오판이 폴란드를 나토의 군사 강국으로 만들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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