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실적
AI붐 타고 인텔 등 기술주 호실적
韓·대만 증시 상승에 비중 커지자
자산 배분 조정위해 美 주식 갈아타
AP연합뉴스최근 1년 간 미국 증시로 쏟아진 외국인들의 순매수 금액이 1985년 미 재무부가 데이터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본적으로는 인공지능(AI) 붐으로 인한 기술주의 약진 덕분이지만, 일부 전문가는 한국과 대만 주식 시장 급등세를 하나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최근 들어 한국과 대만 주식 시장이 큰폭으로 오르면서 분산투자의 필요성을 느낀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찾고 있다는 해석이다.외국인, 1년간 1300조원 어치 미 주식 ‘폭풍 쇼핑’
22일(현지 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제5회 글로벌 디지털 무역 박람회에서 방문객들이 인텔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AFP연합뉴스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12개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 및 펀드는 역대 최고치인 9420억 달러(약 1280조 원)를 기록했다.특히 2분기 순매수가 집중됐다. 미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2분기 외국인 투자자의 미 주식 및 투자펀드 순매수액은 4260억 달러로 폭증해 2025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으며, 2022년의 종전 분기 최고 기록인 2990억 달러를 경신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4월 1100억 달러에서 6월 1820억 달러로 가속화된 후, 7월에는 37억 달러로 증가 폭이 둔화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6개월 연속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선임연구원 브래드 세처는 “2분기 증가분의 일부는 이례적으로 침체됐던 1분기에서 이월된 매수세를 반영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미 주식에 대한 역대 최고 수준의 매수세”라고 평가했다.
“삼성·하이닉스 주식 너무 올라 분산 투자 나선 것”
연합뉴스미국 증시에 외국인 투자가 쏟아진 이유는 AI 붐을 타고 기술주들이 뛰어난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샌디스크와 웨스턴디지털, 인텔의 호실적에 힘입어 월가의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약 20% 상승했다. 이란 전쟁 발발 직후 단기간 매도세가 있었지만, 이후 기록한 S&P 500의 2분기 상승률은 14.9%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한국과 대만 등을 포함한 지역의 견조한 주식 시장도 외국인들이 미국 증시로 몰린 이유로 꼽혔다. 세처 선임연구원은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한국 주식이 상승하자 이를 보유했던 투자자들이 집중 투자 한도에 도달하면서 한국에서 미 주식이나 다른 글로벌 주식으로 갈아타는 사례가 늘었다”며 “한국에서 글로벌 주식, 특히 미국 주식으로 2000억 달러(약 272조 원) 이상의 자금이 유출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집중 투자 한도는 한 종목의 투자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두는 투자 상한선이다. 즉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투자 한도를 넘는 사례가 발생했고, 이 상한선을 맞추기 위해 이들 주식을 팔고 대신 미국 주식을 사들였다는 해석이다.
그는 반대급부로 미 국채에 대한 해외 수요는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세처 선임연구원은 “전 세계가 미국 주식에 크게 매료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채권에 대한 해외 수요는 뚝 떨어졌다. 해외 투자자들은 2분기에 미 채권 증권을 순액 기준 1880억 달러 매수하는 데 그쳐 1분기의 3140억 달러에서 크게 감소했다. 이는 중국이 금과 기관채 등으로 자산을 다변화하면서 미 국채 보유액이 2008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인 6180억 달러로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