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역 잃고 소속사까지 떠났는데…수전 서랜던, 팔레스타인 지지로 배역 잃고도 멈추지 않았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영화 배역을 잃고 있다고 털어놓은 지 불과 18일. 영화 ‘델마와 루이스’의 배우 수전 서랜던(79)의 손에 다시 수갑이 채워졌다.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으로 할리우드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뒤에도 그는 다시 거리로 나왔다.
서랜던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인근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유엔 총회 참석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시위대는 유엔본부 인근 퍼스트 애비뉴 도로를 점거한 채 연좌시위를 벌였다. 경찰의 해산 요구에도 일부가 자리를 지키면서 약 100명이 경찰에 구금됐고, 서랜던도 그중 한 명이었다.
수갑을 찬 서랜던이 경찰에 이끌려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번 시위는 친팔레스타인 단체 ‘유대인 평화를 위한 목소리(Jewish Voice for Peace)’가 주도했다. 배우 해나 아인바인더와 코미디언 케일럽 히어런 등도 현장에 있었다.

공교롭게도 서랜던은 불과 18일 전 자신의 정치·사회적 발언 때문에 배우로서 실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는 지난 6일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더 에코 챔버’를 홍보하며 “최근에도 영화 배역을 빼앗겼다”며 일부 에이전시가 제작진에 자신을 고용하지 말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형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는 자신뿐 아니라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온 배우들이 배역을 얻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서랜던은 “국제적으로는 환영받고 있다고 느낀다”며 자신을 캐스팅한 ‘더 에코 챔버’의 안드레아 팔라오로 감독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할리우드에서의 타격은 이미 2023년 시작됐다.
당시 서랜던은 뉴욕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집회에서 미국 내 유대인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무슬림들이 경험해온 차별을 연결해 발언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2014년부터 서랜던을 대리했던 대형 연예기획사 UTA는 그와 계약을 종료했다.
서랜던은 이후 자신의 표현 방식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그는 당시 발언이 유대인들이 오랜 역사에서 겪은 박해를 축소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었다며 자신의 표현은 “끔찍한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다만 모든 형태의 편견에 맞서 연대하려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공개적인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이번 체포 역시 처음이 아니다. 1999년에는 뉴욕경찰이 비무장 흑인 이민자 아마두 디알로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됐다. 당시 하루에만 219명이 연행됐으며 서랜던도 포함됐다.

2018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입국자 ‘무관용 정책’과 이 과정에서 벌어진 부모·자녀 분리에 항의하기 위해 워싱턴DC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가 약 575명의 참가자와 함께 체포됐다. 당시 서랜던은 직접 “체포됐다. 강하게 버텨라. 계속 싸워라”라는 글도 남겼다.
2023년에는 뉴욕주 올버니 주의사당에서 팁을 받는 식당 노동자들에게도 일반 최저임금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다시 수갑을 찼다. 당시 경찰은 통행을 막은 시위 참가자 8명을 경범죄인 질서문란 혐의로 체포한 뒤 당일 석방했다.
그리고 2026년, 79세의 서랜던은 다시 뉴욕 거리에서 경찰에 연행됐다.
같은 날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옹호하면서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부인했다. 반면 유엔본부 밖 시위 참가자들은 네타냐후와 이스라엘 정부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비판했다.
서랜던은 정치·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대표적인 할리우드 배우다.
1991년 ‘델마와 루이스’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으며 1996년 ‘데드 맨 워킹’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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