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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년층 85% “AI 배우면 새 기회”…기대가 우려의 4배

요약
  • 한겨레가 60~74살 남녀 5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공지능(AI) 인식 조사 결과, 노년층의 85% 이상이 AI를 배우면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답해 우려보다 기대가 4배 이상 높았다.
  • 응답자의 대다수가 AI 학습 의지를 보이며 복지관이나 주민센터 등에서의 대면 교육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① 한국 시니어는 ‘AI 액티브’
60~74살 남녀 532명 설문조사
56% “복지관·주민센터서 배웠으면”
전문가 “AI 리터러시 교육 필요”
그래픽 노수민 기자 bluedahlia@hani.co.kr 그래픽 노수민 기자 bluedahlia@hani.co.kr
오랫동안 자영업을 하다 몇년 전 은퇴한 정병길(84·수원 광교동)씨는 2년 전부터 인공지능(AI)을 공부하고 있다. 챗지피티 같은 대화형 에이아이를 익혀두니 편리한 점이 제법 많았다. 특히 컴퓨터를 쓰다가 막힐 때 에이아이에 물어보면서 해결한 경험이 여러차례다. 예전에는 문제가 생기면 일단 에이에스(AS) 센터에 갔는데, 이제는 번거롭지 않을 뿐 아니라 돈도 아낄 수 있다. 자녀들이 사다 준 약을 먹을 때도 에이아이에 성분·사용법 등을 물어보고 복용한다. 그는 올가을에도 매주 수요일마다 카카오임팩트재단이 마련한 ‘시니어 디지털 금융교육’을 들으러 복지관에 간다. 한겨레의 ‘시니어의 에이아이(AI) 인식 조사’가 포착한 ‘에이아이 액티브’의 전형적 사례다.


‘에이아이 액티브’ 성향은 인공지능 확산에 대한 낙관적 전망으로 나타났다. ‘에이아이를 배우면 새로운 재미와 기회가 생길 것’(85.9%)이라는 쪽이 ‘배우기 어려워 나와 맞지 않는다’(8.1%)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건강과 안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냐는 질문에 긍정 답변은 65.7%, ‘잘못 작동하면 오히려 위험해질 것’이라는 부정 답변은 23.6%였다. ‘에이아이가 말동무가 되는 등 외로움을 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엔 66.5%가 긍정한 반면, 부정적 답변은 25.1%였다. 유일하게 부정적인 답변이 높은 것은 개인정보 분야였다. ‘에이아이가 내 정보를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는 응답은 26.8%에 그쳤고, ‘정보가 새어나갈까 불안하다’는 응답이 62.9%로 두배를 훌쩍 넘겼다.

에이아이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감은 높지만, 성·학력 및 이용 경험 등에 따라 차이가 났다. 일상생활에서 에이아이 사용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기대가 더 크다’는 응답은 40.5%로 ‘걱정이 크다’(10.8%)의 4배에 이르렀다. 기대감은 여성(27.2%)보다 남성(54.3%)에서 2배쯤 높았다. 대학 재학 이상 응답자들의 기대감은 55.5%로 고졸 이하(34.8%)보다 높았다. 눈여겨볼 만한 대목은 기대감이 높은 집단은 대화형 에이아이 이용 경험이 많은 이들과 겹친다는 점이다. 대화형 에이아이를 ‘자주 이용한다’는 응답은 남성 32.7%, 여성 25.3%였고, 대재 이상에서는 44.8%로 고졸 이하(22.9%)보다 갑절 가까이 높았다.

‘에이아이 학구열’은 뜨거웠다. 에이아이 학습 뜻을 드러낸 응답자는 60~64살 95.3%, 65~69살 94.0%, 70~74살 94.8%로 모든 연령에서 고루 높았다. 응답자들은 가장 희망하는 학습 방식으로 ‘복지관·주민센터 등에서 선생님께 직접 배우기’(55.8%)를 첫손에 꼽았다. ‘유튜브 등으로 혼자 배우기’는 20.9%, ‘자녀와 가족에게 배우기’가 15%였다. 연령별로는 ‘복지관·주민센터’라는 응답은 60~64살 49.7%, 65~69살 53.6%, 70~74살 68.1%로 나이가 많을수록 높았다. 박영란 강남대 시니어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연령에 따른 차이는 배우려는 의지보다 배우는 방식에서 뚜렷하다. 70대에게도 학습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되, 대면 설명과 반복 실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민호 한국디지털포용협회 회장은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 기존 디지털 기술은 젊은 사람에게 유리했지만 에이아이는 다르다. 시니어를 돌봄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키오스크 사용법 등을 넘어서는 에이아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 한귀영 소장, 이주현 기자 hgy4215@hani.co.kr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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