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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일정한 속도로 늙지 않는다… 24세부턴 완만, 60대 이후 급변

요약
  • 국제 공동연구그룹 사이크에이디 컨소시엄이 영아부터 97세까지 뇌세포를 분석한 인간 전전두엽 생애 지도를 공개했다.
  • 연구 결과 인간의 뇌는 평생 일정한 속도로 늙지 않으며, 24세 무렵 변화가 완만해졌다가 60대 이후 신경아교세포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 뇌 전전두엽 ‘생애 지도’ 완성
사후 기증 뇌세포 632만 개 분석
영아~97세 전전두엽 변화도 비교
24세 무렵 세포 구성 변화 ‘완만’… 60대 이후 광범위한 변화 일어나
 역대급 규모의 인간 뇌 전전두엽 지도가 작성됐다. 전전두엽은 고등 인지 기능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연구 성과는 인간 전 생애에 걸쳐 전전두엽의 발달 단계를 면밀히 살펴 알츠하이머병 조현병 등 주요 신경·정신질환과 노화 등을 연구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의 지원을 받는 국제 공동연구그룹 ‘사이크에이디(PsychAD) 컨소시엄’은 인간 전전두엽의 발달 및 노화와 뇌 질환 변화를 추적한 대규모 단일세포 지도를 구축하고 관련 연구를 23일(현지 시간) ‘네이처’와 네이처 계열 국제학술지에 공개했다.

● 인간 뇌세포 632만 개 비교 분석

이동훈 미국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 교수 팀은 사망 기증자 1494명의 뇌에서 얻은 뇌세포 약 632만 개의 유전자 발현 정보를 분석하고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조현병 등 8가지 뇌 질환이 세포 수준에서 어떻게 닮았거나 다른지 규명했다.

주요 뇌 질환은 그동안 질환별 특징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주로 이뤄졌다. 알츠하이머병은 비정상적으로 뇌에 쌓이는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세포, 조현병은 신경회로 관련 유전자 등이다.

연구팀은 뇌세포 유전자 발현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질환을 앓는 환자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유전자 발현 패턴을 파악했다.

그 결과 단백질이 세포 내에서 적절한 위치로 이동하거나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가공 과정 등 기본적인 세포 기능과 관련된 일부 유전자 변화가 공통 인자로 나타났다. 임상적으로 다른 질환 사이에도 겹치는 세포 수준의 취약성 경로가 있을 가능성이 제시된 것이다.

● 전 생애 걸친 전전두엽 변화 파악… 뇌, 평생 일정한 속도로 늙지 않아


 뇌 전전두엽은 이마 바로 뒤에 있는 대뇌 피질 앞부분으로 고등 인지 기능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주요 신경·정신질환과 연관성이 크다. 게티이미지뱅크 뇌 전전두엽은 이마 바로 뒤에 있는 대뇌 피질 앞부분으로 고등 인지 기능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주요 신경·정신질환과 연관성이 크다. 게티이미지뱅크파노스 루소스 아이칸의대 교수 팀은 신경·정신질환이 없는 정상인 284명의 사후 뇌 조직에서 단일세포 130만 개의 유전자 발현을 분석해 영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전전두엽을 이루는 각 세포의 구성과 유전자 발현 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했다. 연령 분포는 영아부터 최대 97세까지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주로 어린 시절의 뇌 발달이나 노인의 뇌 노화 등 특정 시기에 집중했다. 인간이 태어난 이후 성장과 노화를 거치며 뇌가 변화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이 신경세포와 신경아교세포, 면역세포 등 8개 주요 세포군으로 나누고 정밀 분석한 결과 인간의 뇌는 평생 일정한 속도로 늙지 않고 시기별로 세포 구성 변화의 방향과 속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생애 초기인 발달기에는 대규모 신경세포 재구성이 진행됐다. 신경회로를 만들고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부인 시냅스를 형성하는 과정이 매우 활발한 시기다. 약 24세부터는 뇌세포 구성 변화 속도가 완만해지는 변곡점이 확인됐다.

이후 50대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 뒤 60대 이후에는 다시 광범위한 세포 구성 변화가 일어났다. 발달기와 달리 신경세포보다 신경세포 주변 환경을 관리하거나 면역에 관여하는 신경아교세포를 중심으로 변화가 이뤄졌다. 신경·정신질환은 주로 발달기의 신경세포 형성 과정과, 신경퇴행성질환은 노년기의 신경아교세포와 더 관련이 깊다는 해석이 제시됐다.

또 다른 논문에서는 유럽계·아프리카계·아메리카계 등 다양한 조상 집단의 데이터를 결합해 뇌 질환 유전 위험이 어떤 세포 유형에서 작동하는지 추적했다. 기존 분석에서 놓쳤던 수천 개의 유전자와 형질 사이의 연관성이 추가로 확인되기도 했다.

발표된 연구들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알츠하이머병 세포 표현형 분석, 세포 유형별 유전조절 지도, 개인별 알츠하이머 분자 다양성 분석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 사이크에이디 컨소시엄이 구축한 자료는 향후 뇌 질환 연구용 대규모 참조 지도처럼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번 분석은 사후 뇌 조직의 유전자 발현을 비교한 것으로 특정 세포 변화가 질환의 원인 또는 결과인지를 직접적으로 증명하지는 않는다.

제니퍼 빌로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 유전학연구소장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네이처 논평에서 “전전두엽에서 나타나는 건강한 상태와 질병 관련 변화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제공한다”며 “신경·정신질환, 신경퇴행성질환, 행동·인지·정서적 형질과 관련된 유전자 발견을 진전시킬 광범위한 잠재력이 있는 데이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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