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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아파도 등산하겠네"…백두산에 등장한 '2만원 장비' [차이나 워치]

요약
  • 중국 백두산을 비롯한 주요 명산에서 등산객을 위한 보행 보조용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 대여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 기술 발전과 가격 하락에 힘입어 공장과 연구실에 머물던 로봇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 서비스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허리에 로봇 차고 백두산 천지로
백두산에 등장한 웨어러블 로봇
중국서 B2C 로봇 시대 성큼
지난 25일 중국 지린성 백두산 천지로 향하는 계단 아래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 대여소에서 관광객들이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 한 번 대여료는 98위안으로 허리와 양쪽 허벅지에 장치를 착용하면 센서가 보행을 감지해 오르 지난 25일 중국 지린성 백두산 천지로 향하는 계단 아래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 대여소에서 관광객들이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 한 번 대여료는 98위안으로 허리와 양쪽 허벅지에 장치를 착용하면 센서가 보행을 감지해 오르막과 계단에서 다리를 앞으로 밀어준다. 바이산=김은정 특파원

지난 25일 찾은 중국 지린성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 자락. 천지로 향하는 긴 계단 밑엔 관광객이 직접 몸에 착용하는 외골격 로봇 대여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한번 대여에 98위안(약 1만9800원)인 장치를 허리에 고정한 뒤 양쪽 허벅지에 밴드를 채우고 전원을 켰다. 발을 앞으로 내디디자 허리 양쪽에 달린 구동장치가 움직이면서 다리를 앞으로 밀어주는 힘이 느껴졌다.

오르막에서는 효과가 더 분명했다. 발을 떼는 순간 기계가 보행 움직임을 감지해 뒤에서 한 번 더 밀어주는 느낌이었다. 로봇 장비는 걷는 사람의 움직임을 읽고 필요한 순간 힘을 보태는 방식으로 이동을 도와줬다.

지난 25일 중국 지린성 백두산 천지로 향하는 계단 아래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 대여소에서 관광객들이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 한 번 대여료는 98위안으로 허리와 양쪽 허벅지에 장치를 착용하면 센서가 보행을 감지해 오르 지난 25일 중국 지린성 백두산 천지로 향하는 계단 아래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 대여소에서 관광객들이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 한 번 대여료는 98위안으로 허리와 양쪽 허벅지에 장치를 착용하면 센서가 보행을 감지해 오르막과 계단에서 다리를 앞으로 밀어준다. 바이산=김은정 특파원

로봇 장비를 착용하는 동안에도 평소 무릎이 불편해 계단을 오르내리기 어려웠다는 대여섯명의 관광객들이 로봇 장비 대여를 위해 대기 줄에 합류했다.
백두산에 외골격 로봇 대여소 등장 중국에선 로봇 산업의 무대가 공장과 연구실에서 관광지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산업용 로봇이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다면 관광지 외골격 로봇은 일반 소비자가 직접 비용을 내고 사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로봇 서비스다.

외골격 로봇은 허리와 다리 등에 착용해 전기모터와 센서, 제어장치로 사람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압력센서나 관성측정장치 등이 걷는 방향과 속도 등을 감지하고 구동장치가 이에 맞춰 힘을 보탠다.

원래 군사용과 의료 재활, 산업현장의 중량물 운반 등에 주로 이용됐지만 최근 중국에선 등산이 새로운 상용화 시장으로 떠올랐다.

이미 10년 전부터 활용되긴 했지만 최근 빠른 기술 발전과 가격 하락으로 수천위안에서 1만위안대 제품이 나오면서 아웃도어와 노년층 보행 보조 등 소비시장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타이산 이어 中 명산 관광지로 빠르게 확산 중국의 대표적인 실험장은 산둥성 타이안의 타이산이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타이산은 중국에서 가장 먼저 등산용 외골격 로봇을 본격 도입한 관광지 중 하나다. 홍먼과 중톈먼, 난톈먼 세 곳에 대여소를 설치했고 초기 100여대가 3000명 이상의 관광객에게 이용됐다.

이용객 가운데 노년층 비중이 62%에 달했다. 당시 투입된 장비는 무게 1.2㎏으로 탄소섬유 소재와 생체모방 관절 구조를 적용했다.

지난 25일 중국 지린성 백두산 천지로 향하는 계단 아래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 대여소에서 관광객들이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 한 번 대여료는 98위안으로 허리와 양쪽 허벅지에 장치를 착용하면 센서가 보행을 감지해 오르 지난 25일 중국 지린성 백두산 천지로 향하는 계단 아래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 대여소에서 관광객들이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 한 번 대여료는 98위안으로 허리와 양쪽 허벅지에 장치를 착용하면 센서가 보행을 감지해 오르막과 계단에서 다리를 앞으로 밀어준다. 바이산=김은정 특파원

외골격 로봇은 이후 중국 주요 명산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중국 문화여유부에 따르면 쓰촨성 어메이산은 지난해 해발 2540m 지점에 외골격 로봇 대여 서비스를 도입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실제 유료 이용자가 1000명을 넘어섰고 당시 30대 장비가 배치됐다.

안후이성 치윈산도 올해 춘제(중국 설)부터 20대 외골격 로봇을 투입했다. 현지 정부에 따르면 사업자가 투입한 초기 장비 투자액만 약 100만위안이었다. 후난성 헝산에서는 지난 8월 외골격 로봇 대여 가격을 1시간 29위안, 2시간 39위안, 3시간 49위안으로 책정했다. 이젠 백두산에서도 외골격 로봇 대여 서비스를 도입했다.소비자가 돈 내는 B2C 서비스로 진화 중국 업체들이 관광지를 주목하는 이유는 제품 효과를 소비자가 가장 빨리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지를 걷는 것보다 급경사와 계단이 이어지는 산길에선 작은 보조 동력도 즉각 느껴진다.

저장성 항저우의 외골격 로봇 업체 타이시즈넝은 항저우 반산삼림공원에서 시간당 9.9위안의 공유형 외골격 서비스를 시작하고 산칭산과 우타이산, 황산, 만리장성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일부 관광지 대리점에선 장비를 투입한 뒤 2~3개월 만에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일 중국 지린성 백두산 천지로 향하는 계단 아래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 대여소에서 관광객들이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 한 번 대여료는 98위안으로 허리와 양쪽 허벅지에 장치를 착용하면 센서가 보행을 감지해 오르 지난 25일 중국 지린성 백두산 천지로 향하는 계단 아래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 대여소에서 관광객들이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 한 번 대여료는 98위안으로 허리와 양쪽 허벅지에 장치를 착용하면 센서가 보행을 감지해 오르막과 계단에서 다리를 앞으로 밀어준다. 바이산=김은정 특파원

이 회사의 소비자용 허리 보조 외골격 로봇 판매 가격은 5000~7000위안 수준이다. 올 상반기 출하량은 예년보다 수배 증가했으며 올해 연간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가격 하락의 배경에는 중국 로봇 공급망이 있다. 중국 업체들은 모터와 센서, 알루미늄·마그네슘·티타늄 합금 등 핵심 부품과 소재의 공급망이 성숙하면서 외골격 로봇 제작비가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제품이 가벼워지고 배터리 지속시간이 늘어난 것도 소비시장 진입을 앞당기고 있다. 과거 병원이나 공장에 판매하던 고가의 전문장비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반인이 살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공장과 연구실에 머물던 중국 로봇이 이제 관광지에서 일반 소비자가 직접 돈을 내고 쓰는 서비스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중국 산둥성 타이안 타이산에서 등산 보조 외골격 로봇을 사용하고 있는 관광객. 신화통신 공장과 연구실에 머물던 중국 로봇이 이제 관광지에서 일반 소비자가 직접 돈을 내고 쓰는 서비스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중국 산둥성 타이안 타이산에서 등산 보조 외골격 로봇을 사용하고 있는 관광객. 신화통신

중국 정부도 로봇의 실제 생활공간 투입을 독려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6월 발표한 2026년 휴머노이드 로봇·체화지능 실경훈련 계획에서 실제 생산·생활환경에서 로봇을 상시 배치하고 임대나 사용량에 따른 과금 등 이른바 로봇 서비스 모델을 통해 초기 도입비용을 낮추라고 주문했다.

대상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체화지능이지만 로봇을 판매하는 것보다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키우겠다는 흐름이 관광지 외골격 로봇 사업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소비자용 외골격 로봇이 의료기기를 대신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고령자나 뇌졸중·골격질환 등으로 운동 기능에 제약이 있는 소비자는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기계가 사용자의 보행 의도를 잘못 인식하면 오히려 균형 유지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중국에는 아직 소비자용 외골격 로봇의 안전성과 성능을 아우르는 국가표준 체계가 없다. 백두산에서 외골격 로봇을 대여한 한 관광객은 기자에게 "확실히 계단을 올라갈 때 로봇이 보조하는 느낌이 들어서 편했다"면서도 "다만 천지에 도착했을 때 배터리가 방전돼 오히려 내려올 땐 짐이 됐다"고 말했다.

바이산=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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