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남쪽 바다 막히자 북쪽 내륙해로…이란, 사면초가 속 ‘우회 무역’ 총력전 [밀리터리노트]

요약
  • 미국의 해상 봉쇄로 남부 항구가 마비된 이란이 북부 카스피해와 육상 국경을 통한 우회 무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그러나 카스피해의 수위 저하와 부족한 항만 인프라, 국경 지체 등의 물리적 한계와 러시아 의존도 심화로 인해 우회 전략이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카스피해에서 러시아 군함과 이란 관련 군사화물 운송에 사용되는 선박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이날 새벽 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카스피해에서 러시아 군함과 이란 관련 군사화물 운송에 사용되는 선박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이날 새벽 카스피해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이란 상선에 폭발이 일어나 선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미국 등 서방의 해상 봉쇄로 남부 주 핵심 항구가 마비된 이란이 북부 카스피해와 육상 국경을 잇는 대체 무역로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카스피해의 급격한 수위 저하와 턱없이 부족한 항만 인프라, 국경 지체의 악순환이 겹치면서 ‘우회 무역’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부 항구 마비에 ‘카스피해·육상 국경’ 총동원전쟁 장기화와 미국의 해상 봉쇄 여파로 페르시아만 등 이란 남부의 핵심 무역 거점들이 제 기능을 잃으면서 이란 정부는 북부 항구와 아르메니아 등 육상 국경으로 필수물자 수입 경로를 전면 전환하고 있다.

이란 당국에 따르면 전체 필수품 운송에서 카스피해 연안 등 북부 항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쟁 이전 18%에서 최근 30%까지 급증했다. 보리와 옥수수, 밀 등 식량 안보와 직결된 곡물 및 유지 종자가 북부 안잘리·아미라바드·노우샤르 항구 등을 통해 대량 유입되는 중이다. 테헤란 등 핵심 소비지와 가깝다는 점도 운송비 절감 측면에서 우회 경로 선택을 부추겼다.

육상 물류 역시 과부하 상태다. 아르메니아 접경 노르두즈 검문소에는 이란 입국을 기다리는 대형 트럭이 최대 1800대씩 줄을 서며, 국경 통과에만 길게는 15일가량이 소요되는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수위 낮아지고 배도 없어”... 물리적 한계에 부딪힌 내륙해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의 바시즈 민병대가 25일 이란을 위한 희생을 뜻하는 ‘잔파다’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테헤란 EPA 연합뉴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의 바시즈 민병대가 25일 이란을 위한 희생을 뜻하는 ‘잔파다’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테헤란 EPA 연합뉴스

문제는 카스피해를 통한 돌파구 모색이 장기적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내륙해인 카스피해는 최근 환경적 변화로 수위가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 등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카스피해 수위는 약 2m가량 낮아졌으며, 최근에는 매년 20cm 이상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6000t급 선박을 대던 이란 북부 항구에는 현재 4000t급 이하 소형 선박만 입항이 가능한 상태다.

항만 및 운송 능력의 체급 차이도 극심하다. 이란의 연간 전체 항만 처리 능력 3억t 중 북부 항만의 처리 능력은 10% 수준인 3000만t에 불과하다. 이란 항만해양기구 관계자는 “남부 항구에서 대형 선박 1척이 처리하던 물량을 카스피해에서는 소형선 20척을 동원해야 겨우 맞출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계를 토로했다.

러시아 의존도 심화… 2차 제재 리스크 등 구조적 난제 지난 5월 이란 반다르압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컨테이너선 등 선박들이 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5월 이란 반다르압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컨테이너선 등 선박들이 떠 있다. AP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이란의 ‘북향(北向) 무역’ 전환이 가져올 지정학적 여파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란은 라슈트-아스타라 철도 완성 및 ‘국제 남북 운송 회랑’ 구축을 위해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는 서방의 추가 제재와 공작 대상이 될 위험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

또 석유, 광물 등 이란의 핵심 수출품을 소화할 수 있는 중대형 인프라가 북부에는 전혀 없다는 점에서 카스피해 우회로는 ‘남부 항구의 완벽한 대체재’가 아닌 ‘최악의 물류 마비를 막기 위한 임시방편’에 그칠 수밖에 없다.

미국의 해상 봉쇄망과 카스피해의 환경적·물리적 장벽 사이에 갇힌 이란이 식량 및 물자난을 극복하고 전시 경제를 지속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