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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車공장 지키는 ‘키 60cm’의 날개 달린 '이것'

요약
  • 멕시코 포드 자동차 공장이 수년간 골칫거리였던 비둘기떼를 퇴치하기 위해 맹금류인 '해리스 매'를 경비원으로 도입했다.
  • '엘 차로'라는 이름의 이 매는 하루 2~3시간 순찰을 통해 공장 내 조류 활동을 80% 줄이며 친환경적이고 효과적인 조류 퇴치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WSJ, 멕시코 포드 공장서 도입한 '매 경비원' 조명
비둘기떼 고심했던 공장, '훈련된' 매 '엘 차로' 영입
1120만㎡ 상공 담당, 오후 출근해 2~3시간만 근무
공장 조류활동 80% '뚝', 공항 등서도 '매 활용' 증가세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멕시코 북부 에르모시요에 위치한 포드 자동차 조립공장에는 조금 특별한 경비원이 근무하고 있다. 스페인어로 ‘멕시코 카우보이’를 뜻하는 ‘엘 차로’(El Charro). 엘 차로는 키가 60cm에 불과하지만, 약 1120만㎡ 규모의 공장을 모두 순찰하는 유능한 경비원이다.

해리스 매. 사진은 2011년 서울대공원에서 공개했던 해리스 매 '금지'. (사진=서울대공원)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드 멕시코 에르모시요 공장 상공을 순찰하는 이 특별한 경비원은 맹금류인 ‘해리스 매’(붉은허벅지말똥가리)다. 자동차 조립공장에서 맹금류를 키우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배경은 공장을 수년간 괴롭혀왔던 비둘기떼에 있다. 비둘기떼는 공장의 조명 설비나 기계 사이로 들어가는가 하면, 갓 도색을 마친 차량에 배설물을 떨어뜨려 광택을 다시 내야 하는 등 작업 효율을 떨어뜨렸다.

비둘기 문제가 통제 불능 수준에 이르자 에르모시요 공장 관리자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형 맹금류의 울음소리를 스피커로 틀어보기도 하고, 비둘기가 자주 모이는 출몰 지역에 천적의 ‘눈알 모형’을 걸어두기도 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공장 환경에 완전히 적응한 비둘기들은 공장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가 내부로 돌진하곤 했다.

이에 마지막으로 선택한 카드는 잘 훈련된 맹금류를 통한 고대의 사냥 기법인 ‘매사냥’이었다. 1~2마리의 매를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상공에 비행시키면 유해 조류들이 위협을 느끼고 서서히 이동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초기에 어려움을 많았다. 초기 도입한 ‘찰리노’란 이름의 매는 순찰 도중 다른 야생 매와 만난 뒤 자리를 이탈했다. 이후 후임으로 들어온 경비원이 바로 엘 차로였던 것이다.

엘 차로는 주로 오후에 출근해 하루 2~3시간 동안 근무한다. 출근 전 먹이를 충분히 먹은 뒤 공장 건물 외관의 절반가량을 돌며 비둘기 집결지를 체계적으로 수색한다. 엘 차로가 둥지를 포착해 위치를 알리면 직원들이 이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미국 조류연구재단 부회장이자 전문 매사냥꾼인 제니퍼 쿨슨은 WSJ에 “엘 차로와 같은 조류 퇴치용 매는 흔치 않다”고 했다. 맹금류는 훈련 및 운용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 역시 유해 조류 퇴치 목적의 라이선스 발급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독극물이나 살상 대신 친환경적이고 인도적인 대안으로 맹금류를 활용한 조류 퇴치 사업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공항에선 항공기나 헬리콥터와의 충돌을 막기 위해 맹금류를 투입하고, 쓰레기립장에서는 갈매기들이 쓰레기를 물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사냥꾼을 고용한다. 와이너리 역시 과실을 쪼아먹는 새들을 쫓아내는 데 매를 활용하고 있다.

쿨슨 부회장은 “목표는 먹잇감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다시 돌아오지 않도록 쫓아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매가 지속적으로 현장을 순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드에 따르면 엘 차로는 총 1170시간 동안 300회 이상의 순찰 비행을 기록했다. 그 결과 공장 주변의 조류 활동을 약 80%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매는 드물게 맹금류 중에서도 사회성이 뛰어나고, 자신을 훈련시키는 매사냥꾼을 ‘파트너’로 인식해 협력한다.

에르모시요 공장 직원들 역시 엘 차로를 반기고 있다. 엘 차로가 주인과 함께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수많은 직원들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고 있다. 에르모시요 공장 관계자는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광경”이라며 “현재로서는 엘 차로의 근무를 중단할 계획이 없다. 지역 비둘기 개체 수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엘 차로의 지속적인 순찰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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