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점대 차주는 7%대 진입
금융채 급등에 추가 상승 전망
14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뉴스1신용점수가 만점에 가까운 고신용자도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을 쓰려면 연 5%에 육박하는 이자를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일제히 낮췄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뛴 영향이다.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차주의 경우 금리가 이미 연 7%를 넘어서는 등 차주의 신용도에 따른 이자 부담 격차도 커지고 있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올해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연 5.01%에 달했다. 앞서 1월 연 4.76%에서 6개월 만에 0.25%포인트(p) 오른 것이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고신용자도 금리 상승을 피하지 못했다. 신용점수 951~1000점 차주의 평균 금리는 1월 연 4.68%에서 7월 연 4.95%로 0.27%p 상승했다. 신용도가 낮아질수록 부담은 더 커졌다. 751~800점 차주의 평균 금리는 같은 기간 연 5.13%에서 5.46%로 0.33%p 올랐다. 651~700점 구간도 연 5.65%에서 6.04%로 0.39%p 상승했다. 601~650점 차주는 연초 연 6.26%였던 평균 금리가 7월 연 7.12%까지 치솟았다.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오른 것은 시장금리 상승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통상 금융채 등 시장금리를 반영한 기준금리에 차주의 신용도와 은행의 업무원가 등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 등을 빼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가산금리는 1월 평균 3.51%에서 7월 3.29%로 0.22%p 낮아졌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붙이는 금리 폭은 줄였지만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신용대출의 지표금리로 주로 쓰이는 금융채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이를 상쇄한 것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채 6개월물 금리는 1월 말 연 2.807%에서 이달 23일 연 3.768%로 약 8개월 만에 0.961%p 급등했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분은 앞으로 신규 취급 금리에 추가로 반영될 터여서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더 가파르게 뛸 전망이다. 연말까지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변수다.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금융채 등 시장금리에 다시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마이너스통장을 비롯한 신용대출 금리에도 빠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이미 연 6~7%대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중·저신용 차주의 이자 부담도 더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조달비용 자체가 높아지면서 신용도가 높은 차주도 금리 상승을 체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금리도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