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경기도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카카오 노조 집회. (사진=한국경제TV)카카오 노동조합이 회사의 인적분할을 저지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에 면담을 공식 요청했다. 주요 주주이자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을 설득해 분할 반대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28일 IT 업계에 따르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최근 인적분할에 대한 반대 입장과 우려를 전달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 측에 면담을 요구했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회신과 일정 조율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번 분할이 카카오의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인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국민연금 설득에 나선 배경에는 인적분할 결정의 표결이 이뤄지는 '12월 임시 주주총회'가 있다.
인적분할은 상법상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 등 가결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23.99%다. 사측의 우호 세력으로 평가받는 중국 텐센트 계열사 '맥시모'의 지분(5.22%)을 합쳐도 29.21%에 불과해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
사측이 가결을 위해서 추가 지분이 필요한 가운데, 노조는 특수관계인을 제외하면 최대 지분(5.4%)을 지닌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노조는 국민연금의 반대 혹은 기권 표명이 소액주주들의 반대표를 결집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적분할 발표 이후 카카오 주가가 급락하며 소액주주들의 여론 역시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28일 오후 2시 기준 카카오 주가는 3만 4,250원으로, 회사분할결정 공시 직전 거래일인 8월 20일(3만 8,700원) 대비 11.5% 하락했다.
노조 관계자는 "카카오는 과거 계열사 분리와 상장 과정에서 주주가치 훼손과 이해상충 논란을 반복적으로 겪었다"며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책임 있는 지배구조를 고려해야 하는 기관투자자로서 국민연금이 이번 분할을 독립적으로 판단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측은 이번 인적분할이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 친화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반박한다.
카카오는 지난 17일 열린 소액주주 온라인 간담회에서 삼양홀딩스·효성 등 국내 인적분할 사례 6건을 분석한 결과 합산 시가총액이 평균 32% 늘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존속회사인 카카오X가 분할 시 자회사로부터 받는 세후 배당금의 30%와 투자차익의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쓰겠다는 계획도 발표됐다. 신설회사인 카카오AI는 별도 조정 잉여현금흐름의 20~35%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
노조는 임시 주주총회 전까지 반대 지분 결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소액주주 단체 및 주주 플랫폼 관계자들과도 의견을 교환하고, 국회와 시민사회 등에도 이번 분할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오는 12월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분할한다. 같은 달 27일 카카오AI는 재상장, 카카오X는 변경 상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