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
서울 집값 격차 8개월째 축소…역대 최장
28일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6.28배로 집계됐다. 지난 1월 6.92배로 역대 최고치를 세운 후 8개월 연속 하락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1분위) 평균 매매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양극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치다.
집값 격차는 통상 양극화가 심해지는 방향으로 흐르지만, 이번 정부 들어선 정반대다. 고가·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가 장기간 좁혀지고 있다. 8개월 연속 5분위 배율이 하락했는데, 2008년 12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긴 기간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0월부터 2019년 4월까지 7개월 연속 하락이다.
박경민 기자 표면만 보면 양극화가 개선되는 안정적인 지표로 보이지만, 이면엔 중저가 아파트의 급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달 서울 1분위 아파트값 평균가격은 5억5292만원으로 전월(5억4138만원) 대비 2.13% 올랐다. 같은 기간 5분위 아파트값 상승률 0.42%(34억5998만원→34억7456만원)의 5.1배 수준이다. 올해 누적으로도 1분위 가격은 연초(5억84만원) 대비 10.4% 오른 반면, 5분위 가격은 연초(34억6593만원) 대비 0.25%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2분위 아파트값도 14.91%(7억9902만원→9억1813만원) 치솟았지만, 4분위 가격 상승률은 8.78%(17억1911만원→18억6999만원)로 그에 못 미쳤다.
자치구별로 봐도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외곽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대비 이달까지 올해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면 성북구(17.21%)가 가장 높고, 강서구(16.28%) 등 외곽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강남구(1.07%), 서초구(4.07%)가 최하위에 머문 것과 대조적이다.
실거래 흐름도 이를 잘 보여준다. 국민평형인 84㎡(전용면적) 기준으로 동대문구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21억4000만원),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20억원) 등이 최근 20억원을 돌파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5차 82㎡는 지난 7일 51억원에 거래돼 전 고점 63억원(지난해 9월)보다 12억원 낮게 거래됐다.
박경민 기자 ━
고가 누르자 중저가로 수요 이동…“상향 평준화”
고강도 규제가 중저가 아파트 매수 수요를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15 대책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집값에 따라 2억~6억원으로 차등화하면서 고가 주택일수록 필요한 현금이 늘자 중저가로 수요가 쏠렸다. 다주택자 압박에 따른 전·월세 매물 감소와 고가 주택 세제 강화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고강도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고가 주택에 대한 규제가 맞물리면서 무주택자 수요가 중저가 아파트로 몰려 가격이 급등했다”며 “청년·신혼부부 등 서민 입장에서는 당장 진입할 수 있는 주택의 문턱부터 높아지는 ‘상향 평준화’로 오히려 주거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