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맥스봉’ 만드는 코스닥 원년기업 신라에스지, ‘이전상장 1호’ 될까…사전협의 지연

요약
  • 식품업체 신라에스지가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가운데, 새 제도를 통해 정리매매 없이 코넥스로 이전하는 첫 기업이 될지 주목받고 있다.
  • 현재 한국거래소와의 사전협의가 지연되고 있으며 유사 기업들의 가처분 소송 결과가 향후 일정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총 200억원 미달로 거래정지…정식 이전상장 신청은 아직
거래소 “사전협의 지연”…유사 기업 가처분 결과가 일정 변수
소액주주 4272명, 이전상장 심사 결과에 거래 재개 시점 달려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신라에스지(025870)가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코넥스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신라에스지는 CJ제일제당의 어육소시지 ‘맥스봉’을 생산하는 식품업체다. 이전상장이 승인되면 새로 도입된 제도를 통해 정리매매 없이 코넥스로 옮기는 첫 기업이 된다.

2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라에스지는 지난 14일 시총 미달에 따른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해 이튿날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회사는 이에 앞서 11일 거래소 코넥스시장부에 신규상장 심사를 위한 사전협의를 신청한 바 있다. 심사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정리매매와 코스닥 상장폐지 절차는 진행되지 않는다.

1977년 설립된 신라에스지는 코스닥시장이 정식 개설된 1996년보다 앞선 1995년 6월 장외시장에 등록해, 코스닥 출범 때부터 거래돼 온 기업이다. 어육소시지와 수산물 가공식품을 생산하고 축육 유통 사업을 영위한다. 대표 제품으로는 CJ제일제당에 공급하는 어육소시지 맥스봉이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축육 도소매 상품이 약 59%, 소시지 등 식품제조 제품이 약 32%를 차지했다.

신라에스지의 경우 상장 이후 영업손실이 고착화된 기업은 아니다. 지난해 매출은 약 700억원으로 전년 약 854억원보다 줄었고, 영업손실 약 15억55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지만 이후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약 377억원, 영업이익 약 2억2100만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과거에도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해가 있었지만 적자가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았다. 2007~2008년 2년 연속 적자를 낸 뒤 2009년 흑자로 돌아섰고, 2015년 적자 이후에도 이듬해 영업흑자를 회복했다.

코스닥 퇴출 수순을 밟는 이유는 시가총액이다. 시총 200억원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뒤 정해진 기간 동안 상장유지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신라에스지의 2025년 말 기준 소액주주는 4272명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42.60%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주식 거래 재개 시점도 이전상장 심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시총 미달로 상장폐지 대상이 된 기업 중 일정 재무요건을 충족하는 곳에 정리매매 없이 코넥스로 이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신라에스지는 규정 시행 전 사전협의를 신청한 뒤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한 경과조치 적용 사례로, 2023년과 2024년 영업흑자를 기록해 이전상장 대상 요건에 해당한다. 이전상장이 승인되면 새 제도에 따라 코스닥에서 코넥스로 옮기는 첫 사례가 된다.

한편 개정 규정상 코넥스 이전을 위한 사전협의는 시총 미달 관리종목 지정일부터 40매매일 이내, 신규상장 신청은 상장폐지 사유 발생일부터 3영업일 이내에 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정식 신청서는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코넥스시장부와 이전상장을 위한 사전협의 단계에 있다”며 “사전협의 과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넥스 신규상장을 위한 본 절차는 신청서 접수 후 진행된다.

시장에서는 일부 시총 미달 기업들이 제기한 가처분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온 뒤 첫 코넥스 이전상장 절차의 진행 시점이 구체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진 골드앤에스와 케이엠제약이 각각 관리종목 지정 효력정지 및 상장폐지 결정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예정됐던 정리매매 절차는 법원 결정이 확인될 때까지 보류된 상태다. 이외에도 최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주연테크, CS가 관리종목지정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거래소와 법원에서 다투고 있다.

거래소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 기업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거래소 입장에서는 법원 판단이 한두 건 나오는 경과를 지켜본 이후 신라에스지의 정식 이전 신청과 이전상장 심사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며 “신라에스지를 코넥스로 이전한 뒤 (가처분 신청 기업에 대한) 법원 판단이 혹여나 뒤집히면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