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이주부터 ‘난관투성이’
남양주 왕숙 3기 신도시 아파트 공사현장에 자재가 쌓여 있는 모습. [한주형 기자]정부가 3기 신도시 조성 과정에서 지급한 보상금이 당초 예상보다 1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토지와 건물 인도를 둘러싼 명도소송도 2700건 넘게 제기됐다. 정부가 ‘닥공’(닥치고 공급)에 나섰지만, 보상과 이주·철거가 실제 착공까지 가는 과정의 주요 병목으로 떠오르면서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고양창릉·남양주왕숙·부천대장·인천계양·하남교산 등 3기 신도시 5곳의 예상 보상금은 총 12조1450억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집행된 보상금은 13조1726억원으로 당초 예상보다 1조276억원(8.5%) 늘었다.
증가액이 가장 큰 곳은 하남교산이다. 예상 보상금은 2조9279억원이었지만 실제로는 3조2684억원이 집행돼 3405억원(11.6%) 늘었다.
남양주왕숙도 예상액 3조5911억원보다 3004억원(8.4%) 많은 3조8915억원이 투입됐다. 고양창릉은 3조4269억원에서 3조6019억원으로 1750억원(5.1%), 부천대장은 1조3057억원에서 1조4724억원으로 1667억원(12.8%) 증가했다.보상비 증가는 신도시 지정 이후 실제 보상까지 시간이 흐르면서 땅값이 오른 데다 보상액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금액이 조정된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명도소송도 수천 건에 달했다. 5개 지구에서 제기된 명도소송은 총 2718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고양창릉에서만 전체의 74.7%인 2031건이 제기됐다. 하남교산 419건, 남양주왕숙 239건, 인천계양 26건, 부천대장 3건이 뒤를 이었다.
명도소송은 보상 절차를 마친 뒤에도 토지나 건물이 사업시행자에게 인도되지 않을 경우 LH가 강제집행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제기한다. 보상액이나 이주 조건 등을 놓고 최종 협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점유자가 퇴거하지 않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문제는 소송이 길어질수록 주택 착공도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점이다. 토지 보상이 끝나더라도 토지와 건물이 LH에 인도되지 않으면 철거와 용지 조성, 주택 착공 등 후속 절차로 넘어가기 어렵다. 명도소송과 강제집행이 이어지고 상급심까지 다툴 경우 사업 일정이 더 늦어질 수 있다.
실제 일부 3기 신도시는 당초 계획보다 입주 일정이 2년 넘게 밀린 상태다. 남양주왕숙2는 당초 2026년에서 2029년 2월로, 하남교산은 2027년에서 2029년 6월로 입주 계획이 늦춰졌다. 정부가 신규 공공택지의 보상기간을 기존 44개월에서 24개월로 20개월 단축하기로 한 것도 이런 병목을 줄이기 위해서다.
김 의원은 “정부가 ‘닥공’을 외치며 속도전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보상과 이주에 대한 준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주택 공급 일정이 곳곳에서 멈춰 서고 있다”며 “공정한 보상과 이주 대책부터 정교하게 설계해 병목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