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호크 등 주력 무기 재고 감소, 인력·부품 부족 심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미국의 미사일 부족 사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록히드마틴과 RTX 등 미국 방산 대기업은 생산라인을 24시간 돌리고 있다. 공장 신축과 생산 확대에 수십억 달러도 쏟아붓고 있지만, 이런 투자가 실질적인 생산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WSJ는 이란과의 전쟁을 치르는 동안 미국과 동맹국의 핵심 무기 재고가 줄었다고 전했다. 또 새로 만들어지는 미사일 대부분은 향후 수년 안에 벌어질 수 있는 분쟁에는 쓰이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네덜란드 해군 제독 출신으로 지난해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최고군사책임자를 지낸 롭 바우어는 WSJ에 "국방장관들이 두둑한 돈을 들고 상점에 들어가지만 진열대는 비어있고 그들은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자 무기 생산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방산업체가 생산라인 증설에 투자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 대규모 주문에는 소극적이었다. 이 때문에 미국 대형 방산기업의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율은 2021∼2025년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올해는 이 비율이 더 높아질 전망이지만 수주 잔고가 훨씬 빠르게 불어나면서 미사일과 탄약은 여전히 부족하다.
미국기업연구소(AEI)에 따르면 1999∼2025년 국방예산에서 미사일과 탄약이 차지한 비중은 연평균 약 7.5%였다. 항공기(23%)나 군함(1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육군과학위원회가 방산업계의 탄약 증산 능력을 조사했는데, 생산 기반이 약해졌다는 결론이 나왔다.
미국과 많은 동맹국이 선호하는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대표적이다. 최근 몇 년간 주문량이 워낙 적어 생산라인이 폐쇄될 뻔했다. 미 해군은 8월에야 7년간 230억달러 규모의 토마호크 주문을 냈다. 다만 이 주문이 최종 계약이 되려면 의회의 예산 승인이 필요하다.
토마호크를 생산하는 RTX의 대변인은 "연간 1천기를 생산한다는 장기 목표로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이란 전쟁 첫 두 달 동안 토마호크 1천기 이상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개전 전 보유 재고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WSJ는 뒤늦게나마 미국 정부가 대규모 장기 계약에 나서면서 방산업체가 호황을 맞았다고 전했다. RTX의 애리조나주 투손 공장은 전기, 폭발물, 화학 등 분야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있으며, 부품 시험 시간을 줄여 주는 새 장비 가동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핵심 분야 인력은 여전히 모자란다. 이란 전쟁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희토류, 마이크로 전자 부품 등 미사일 생산에 꼭 필요한 요소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토마호크처럼 부품이 수천 개 들어가고 설계가 정교한 탄약은 생산라인 자동화에 한계가 있어 생산량을 대폭 늘리기 어렵다.
미 해군의 벤 레이놀즈 예산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4월 RTX의 레이시온 사업부를 언급하며 "이제 매우, 매우 대규모로 투자해야 하며 우리는 그게 필요하고 그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