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생각 갇혀 진보하지 못할 것"
정치지도자 등 장기 집권도 우려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사진)는 호기심이 왕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화성 식민지 건설부터 대심도 고속열차(하이퍼루프)까지 상상한 내용을 현실에서 밀어붙인다. 하지만 머스크가 유독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가 있다. 인간 수명 연장이다.
수많은 영역에서 사업을 일으키고 투자한 머스크는 장수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뇌 신경과학 기업 뉴럴링크를 설립했지만 이는 뇌를 전자장치와 연결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해 수명 연장과 무관하다. 머스크는 수명 연장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철학이 있다. “지나친 인간 생명 연장은 사회를 경직시킨다”는 이유에서다.2022년 머스크는 비즈니스인사이더 인터뷰에서 “대부분 사람은 정립된 스스로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며 “불멸하는 인간으로 이뤄진 사회는 낡은 생각에 갇혀 전혀 진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명 연장이 동반할 정치 지도자의 장기 집권 문제도 주목한다. 2024년께 그는 “지도자가 죽지 않으면 리더십도 바뀌지 않는다”며 평균 수명이 연장되는 만큼 국가 지도자의 최고 연령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의 장수 반대론은 생물학보다 정치적 권력 순환에 관한 문제 의식”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머스크가 강조하는 것은 인류 문명과 다양성의 지속이다.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인류의 ‘다행성 종족’ 실현을,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 점과 맞닿아 있다.
이는 상당수 테크 기업 창업자가 장수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인간의 건강 수명을 10년 연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이오 기업에 거액을 투자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노화와 스트레스로 손상된 세포를 젊게 되돌리겠다는 스타트업에 약 30억달러를 투자했다.
다만 머스크는 올해 초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인간의 노화는) 대단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오래전부터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완전한 불멸은 최악의 저주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