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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4시간 풀가동해도 어렵다”…‘천조국’ 무기고의 충격 현실 [밀리터리+]

-WSJ “방산기업이 24시간 공장 돌려도 생산 증가로 이어지지 않아”
-미 정부, 방산기업이 설비 투자할 만큼 대규모 주문 안 해
-‘토마호크 연간 1000기 생산’ 요원한 목표
[서울신문 나우뉴스]
2020년 5월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AI 생성 이미지 2020년 5월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AI 생성 이미지

미국의 미사일 재고 부족이 심각한 수준임에도 당분간 미군의 무기고 상황이 개선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현재 록히드마틴, RTX 등 미국의 방산 대기업이 생산 라인을 24시간 가동하고, 공장 신축과 생산 확대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생산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무기 재고 부족 현상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시작된 후부터 사실상 조짐을 보였다. 당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동시에 자국의 무기고를 채우기 위해 무기 생산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정작 방산업체가 생산 라인 증설에 투자할 수 있을 만큼의 안정적인 대규모 주문을 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미국 대형 방산 기업의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율은 2021~2025년 거의 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가 기다리는 ‘토마호크’ 생산라인 없어질 뻔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육군과학위원회는 방산업계가 탄약 생산을 늘릴 능력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 생산 기반이 약화됐다고 결론 내렸다.

예컨대 미국과 많은 동맹국이 선호하는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주문량이 너무 적어 생산 라인이 폐쇄될 뻔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은 올해 8월에서야 향후 7년간 230억 달러 규모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생산해 달라는 주문을 넣었지만, 이마저도 최종 계약까지 의회의 예산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2026년 3월 8일 알리 버크급 유도 미사일 구축함 USS 토마스 허드너가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6년 3월 8일 알리 버크급 유도 미사일 구축함 USS 토마스 허드너가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토마호크 미사일 생산 부족은 결국 이를 미리 주문해 놨던 동맹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4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중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에게 전화해 토마호크 미사일의 납품 지연 가능성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토마호크 미사일 사용량은 1000기 이상으로 추정됐다. 이는 미군이 전쟁 전 보유하고 있던 토마호크 미사일 재고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즉각 운용 가능한 지상 발사 장거리 무기 체계가 거의 없는 유럽도 토마호크에 매달리기는 마찬가지다.

네덜란드 해군 제독 출신이자 지난해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최고군사책임자를 지낸 롭 바우어는 WSJ에 “(나토 회원국의) 국방장관들이 두둑한 돈을 들고 상점에 들어가지만 진열대는 비어 있고 그들은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을 생산하는 RTX의 대변인은 “연간 1000기를 생산한다는 장기 목표로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애리조나주 투손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있지만 연간 1000기 생산은 장기 목표일 뿐, 현재 기준으로 연간 생산량은 60기 수준이다.

첨단 미사일 생산 증대 오래 걸리는 이유일반적으로 토마호크와 같은 첨단 미사일은 부품 수천 개로 구성되는 데다, 생산 공정이 자동화된 자동차 공장 등과 달리 소규모 작업장에서 복잡한 조립과 까다로운 시험을 거쳐야 한다.

RTX가 24시간 공장을 풀가동하고 미국 정부가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어도 신규 투자가 생산량 증대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 이유다. WSJ은 “이러한 배경 탓에 올해 RTX의 토마호크 생산량은 400발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RTX는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해 미사일 부품을 고온·저온 등 극한 환경에서 시험하는 대형 로봇 장비도 도입하고 있지만, 이 같은 신규 설비와 생산 라인이 본격 가동되더라도 상당수 미사일은 향후 수년에 걸쳐서야 공급될 전망이다.

토마호크 미사일. 미 국방부 제공 토마호크 미사일. 미 국방부 제공

록히드마틴도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량을 현재의 3배로 확대하기 위해 아칸소주 공장에 수백 명의 인력을 추가 투입하고, 보잉·L3해리스·노스럽그러먼 등 주요 하청업체도 전자장비와 로켓 모터 등 미사일 핵심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신규 조립 설비 건설에 나섰으나 상황은 비슷하다.

더불어 무기체계 생산에 필요한 핵심 인력과 원자재 부족도 생산 능력과 전시 소모 속도 사이의 격차를 줄이는 데 병목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RTX 투손 공장의 경우 전기 엔지니어와 폭발물 전문가, 화학자, 소프트웨어 전문가 등 약 670명에 대한 채용 공고를 냈지만, 일부 핵심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토류나 주요 전자부품 공급 차질도 미사일 생산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WSJ은 “이란과 전쟁을 수행하는 동안 미국과 동맹국들은 핵심 무기의 재고가 줄어들었고 새 미사일 대부분은 향후 몇 년 안에 벌어질 수 있는 분쟁엔 사용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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