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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덮친 ‘고금리 공포’…美 10년물 5.2% 돌파에 韓 금리도 4년만에 최고

요약
  •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고금리 충격에 휩싸였다.
  • 이 여파로 국내 국고채 금리도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코스피지수가 7000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국내 금융시동 큰 타격을 입었다.
◆…사진=AI로 만든 이미지.[챗GPT5.5] ◆…사진=AI로 만든 이미지.[챗GPT5.5]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으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고금리 충격에 휩싸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미국 국채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거세지고 있다. 미국발 금리 충격은 국내 채권과 주식시장으로도 빠르게 번졌다.

28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bp가량 오른 연 5.23%를 기록했다. 장중 기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30년물 금리는 연 5.544%까지 올라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움직였다.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연 4.918%로 뛰었다.

채권시장을 흔든 핵심 변수는 국제유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제안을 거부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됐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8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2%가량 오른 93.91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에너지 비용을 통해 미국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 시장에서는 Fed가 물가 안정을 위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이전보다 크게 반영하고 있다.

금리스왑 시장에는 내년 말까지 세 차례의 추가 인상이 사실상 반영됐고 네 번째 인상 가능성도 일부 가격에 포함됐다.

미국의 견조한 경기 역시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9월 S&P글로벌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8.4로 6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AI 투자 확대 등을 배경으로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Fed가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거나 추가 긴축에 나설 명분이 커질 수 있다.

미국 정부의 막대한 부채와 국채 공급 부담도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인플레이션과 통화긴축 우려에 재정 불안까지 겹치면서 장기 국채를 보유하려는 투자자들이 이전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뿐 아니라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도 2009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하며 채권 약세가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됐다.

미국발 채권 충격은 추석 연휴를 마친 국내 시장에 한꺼번에 반영됐다. 28일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1.3bp 오른 연 4.119%로 마감했다.

2022년 10월 이후 약 4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10년물은 14.7bp 급등한 연 4.539%, 30년물은 8.7bp 오른 연 4.650%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장기금리 급등과 함께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영향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물가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Fed가 추가 인상에 나설 경우 한국은행 역시 통화정책 운용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단기물까지 빠르게 오르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곡선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한때 17bp까지 좁혀져 2025년 초 이후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추가 긴축 전망이 강화되면서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를 빠르게 따라붙고 있는 것이다.

채권시장의 충격은 증시까지 덮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7% 떨어진 6889.74로 마감하며 4거래일 만에 70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3조6313억원, 1조457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유가와 미국 경제지표가 글로벌 금리의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정세가 악화돼 고유가가 장기화하고 미국 경기마저 강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인플레이션과 추가 긴축,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진전돼 유가가 안정되거나 미국의 물가·고용 지표가 둔화할 경우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시장금리가 진정될 여지도 있다.

한편,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공급관리협회(ISM) 지수, 고용지표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유가발 인플레이션 충격과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가 동시에 이어질지가 확인되기 전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은 '고금리 장기화' 공포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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