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가속·제동을 디스플레이와 한 모듈로…가속·제동은 엄지 버튼 방식
2023년 '3화면 조작장치' 특허 후속…이번엔 LS오토모티브와 공동 출원
전문가 "공동 개발 성격…버튼 혼동·제어권 전환 검증 필요"
현대차·기아와 LS오토모티브테크놀로지스가 공동 출원한 '차량용 주행 조작장치' 특허 도면. 자율주행 모드에서는 조작 손잡이가 디스플레이 뒤 하우징 안으로 접혀 들어가고(왼쪽), 수동 운전 모드에서는 디스플레이 좌우로 튀어나온다(오른쪽). 특허정보검색서비스(KIPRIS) 갈무리[파이낸셜뉴스]현대자동차·기아의 자율주행용 운전 조작장치 특허가 한국과 미국에서 잇따라 공개됐다. 자율주행 모드에서는 조향·가속·제동 조작계를 디스플레이 뒤편 하우징 안에 숨기고, 수동 운전으로 전환할 때만 꺼내 쓰는 구조다. 부품사 LS오토모티브테크놀로지스가 공동 출원인으로 참여한 만큼, 자율주행 시대의 실내 조작계를 실제 부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공동 개발 성격으로 풀이된다. ■조향·가속·제동을 디스플레이와 한 모듈로
29일 미국 특허상표청(USPTO)과 대한민국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와 LS오토모티브테크놀로지스가 공동 출원한 '차량용 주행 조작장치 및 동작방법' 특허가 지난 10일(미국)과 11일(한국) 각각 공개됐다. 한국 출원일은 지난해 3월 4일이며, 이를 우선권으로 6개월 뒤인 같은 해 9월 미국에도 출원했다.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이 장치는 디스플레이 좌우에 한 쌍의 조작계를 둔다.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하면 디스플레이가 위로 열리고, 좌우 조작계가 하우징 안으로 들어간 뒤 디스플레이가 다시 닫힌다. 수동 모드로 전환하면 비슷한 과정을 거쳐 조작계가 운전자 쪽으로 튀어나오며 운전자는 좌우 손잡이를 잡고 돌려 조향한다.
명세서는 가속과 제동을 손잡이에 달린 버튼을 엄지로 눌러 조작하는 방식을 예로 들었다. 좌우 손잡이에 각각 가속·제동 조작부를 두는 구성이다. 변속은 디스플레이의 P·R·N·D 터치 스위치로 하는 구성도 담겼다. 좌우 손잡이 간격은 좁히거나 넓힐 수 있다.
명세서는 기존 자율주행차의 조작계가 조향·가속·제동별로 따로 구성돼 부품이 많고, 각각 설치 공간이 필요해 비용이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 중에도 조작계가 실내에 노출돼 있어 탑승자가 불편할 수 있다는 점도 개발 배경으로 들었다. 이번 특허는 부품 수를 줄여 중량과 원가를 낮추고, 자율주행 중 조작계를 숨겨 운전자의 휴식을 돕고 오조작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기아는 앞서 2023년 7월 부품사 없이 중앙·좌·우 디스플레이 3개로 구성된 유사한 조작장치 특허를 출원했다. 이 선행 특허는 지난해 8월 미국에서 먼저 등록됐고, 국내에서는 지난 7월 10일 심사청구가 이뤄져 현재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두 특허에는 모두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의 김은식 연구원이 발명자로 이름을 올렸다. 선행 특허 출원 후 약 1년 7개월 만에 부품사와 함께 새로운 구조로 후속 출원한 것으로 보이며, 이번 출원은 아직 국내 심사청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기아는 앞서 2023년 7월에도 중앙·좌·우 디스플레이 3개로 구성된 비슷한 조작장치 특허를 부품사 없이 출원한 바 있다. 이 특허는 지난해 8월 미국에서 먼저 등록됐고, 국내에서는 지난 7월 10일 심사청구가 이뤄져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두 특허 모두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의 김은식 연구원이 발명자로 이름을 올렸고 선행 특허를 낸 지 약 1년 7개월 만에 부품사와 손잡고 구조를 바꿔 후속 출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특허는 아직 국내 심사청구 전이다.
■"공동 개발 성격"…상용화엔 안전 검증 과제 이번 특허에는 적용 차종이나 시점이 적혀 있지 않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품사가 개발 단계부터 참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특허상으로는 부품사가 완성차가 설계한 제품을 생산하는 역할을 넘어 핵심 메커니즘 개발에 관여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며 "완성차 업체가 요구하는 미래형 HMI(인간-기계 인터페이스)를 실제 양산 가능한 부품으로 구현하는 공동 개발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로보택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 미국 자율주행 기업 모셔널은 지난 3월부터 우버와 함께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이오닉5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차량은 미국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 인증을 받은 첫 레벨4 자율주행차 가운데 하나다. 현재는 운전석에 안전요원이 탑승하며, 연말까지 완전 무인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22년 3월 운전대 등 전통적 수동 조작장치가 없는 자율주행차를 고려해 탑승자 보호 관련 FMVSS를 개정했다.
이 교수는 미국 출원에 대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조작계가 확산될 경우 경쟁사의 기술 사용을 견제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를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글로벌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시점에서는 이런 기술을 먼저 특허로 확보하는 것이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현대차·기아가 미래 조작계의 콘셉트를 확보하고, LS오토모티브가 이를 실제 전장·메커니즘 부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양쪽의 기술을 묶어 지식재산권으로 확보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안전 과제는 남아 있다는 평가다. 홍승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수석전문위원은 "긴급상황에서도 가속과 제동 버튼을 혼동하지 않고 필요한 제동력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낼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익숙한 발 조작 방식에서도 급가속 사고 원인을 두고 논란이 있는 만큼, 사고 시 원인을 객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도록 버튼 입력과 차량의 작동 상태를 기록하는 체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조작계가 펼쳐지는 시점과 운전자가 실제로 운전할 준비가 되는 시점이 다를 수 있다"며 "전개가 지연되거나 운전자가 응답하지 않을 때는 제어권을 일방적으로 넘기지 않고 시스템이 안전한 감속·정지 등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