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채용된 매, 비둘기 80% 줄여
포드 에르모시요 공장을 지키는 해리스매 '엘 차로'. 사진=포드포드가 멕시코 에르모시요 조립공장을 장기간 괴롭혀온 비둘기를 쫓기 위해 새로운 경비원을 채용했다. 이 경비원은 공장 주변의 비둘기를 약 80% 줄이면서 직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드 에르모시요 공장은 연간 30만대가 넘는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한다. 직원 4300명이 일하는 약 112만㎡ 규모의 공장에는 ‘멕시코 카우보이’를 뜻하는 이름을 가진 몸길이 약 60㎝의 해리스매(붉은 허벅지 말똥가리) ‘엘 차로’도 경비원처럼 근무하고 있다.
비둘기는 수년간 공장의 골칫거리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와 작업자의 위생과 안전을 위협하고 조명과 생산설비 곳곳에 둥지를 틀었다. 갓 도장한 차량에 떨어진 배설물을 다시 연마해 지우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헤수스 테란 공장 중앙정비 관리자는 “공장 안에 새가 들어오면 많은 위험이 생긴다”고 말했다.
포드는 맹금류 울음소리를 틀고 비둘기가 모이는 곳에 포식자의 눈을 본뜬 모형도 설치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직원들이 고심 끝에 찾은 해법은 훈련된 맹금류로 유해 조류를 몰아내는 매사냥이었다. 같은 지역을 매나 수리가 반복해서 순찰하면 비둘기 등이 위협을 느껴 서식지를 옮기는 원리다.
처음 투입된 해리스매 ‘찰리노’는 순찰 중 다른 매와 마주친 뒤 함께 날아가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 7월 엘 차로가 임무를 이어받았다. 엘 차로는 주로 오후에 하루 2~3시간씩 공장 건물 바깥쪽을 날며 비둘기가 몰리는 곳을 찾는다. 둥지를 발견하면 조련사가 위치를 알리고 포드 직원들이 제거한다. 공장을 위험한 장소로 인식시켜 돌아오지 않게 하는 게 목적이다.
맹금류를 산업현장에 투입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랩터리서치재단 부회장이자 공인 마스터 매사냥 전문가인 제니퍼 콜슨은 훈련과 현장 운용 모두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효과를 유지하려면 한두 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 날려야 한다.
그래도 독극물이나 살처분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매사냥 활용은 늘고 있다. 공항은 항공기와 충돌할 수 있는 새를 몰아내고, 쓰레기 매립장과 와이너리는 각각 갈매기와 과일을 노리는 새를 쫓는 데 맹금류를 쓴다. 미국 뉴저지주 오션시티도 올해 식당가에서 손님의 음식을 낚아채는 갈매기를 막는 데 37만달러를 투입했다.
포드에 따르면 엘 차로는 지금까지 300차례 넘게 비행했고 공장 주변 감시구역의 조류 활동 흔적은 약 80% 감소했다. 사회성이 강한 해리스매는 조련사와 협력관계를 맺기 쉽고 복잡한 시설 사이에서도 움직임이 민첩해 공장 순찰에 적합하다. 직원들도 엘 차로가 나타나면 함께 사진을 찍으려 할 만큼 반기고 있다. 높은 인기 덕에 엘 차로는 비공식 ‘이달의 사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포드는 엘 차로의 임무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았다. 순찰을 멈추면 비둘기가 다시 몰려들 수 있어서다. 테란은 “엘 차로는 이곳에서 매일 날아야 한다”고 말했다. 첨단 자동차 공장의 해묵은 골칫거리를 가장 오래된 조류 관리법으로 해결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