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현대로템현대로템이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금액을 4년 사이 두 배 이상 늘렸다. 올해 상반기에도 1254억원을 투입했고 이 가운데 자산으로 인식한 개발비는 2분기에 집중됐다. 방산 수출 확대 이후의 성장 기반을 준비하고 있지만 늘어난 연구개발이 신규 수주와 매출로 연결되는지는 사업별로 확인해야 할 단계다.
7월에는 기존 방산 조직에 신사업인 항공우주·로봇·수소 기능을 모으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다만 기존 방산과 신사업이 같은 부문에 포함되면서 부문 전체의 실적만으로 로봇·수소 사업의 성과를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R&D 비용 확대 추세2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연간 연구개발비는 2021년 1035억원에서 2022년 1126억원, 2023년 1452억원, 2024년 1959억원, 2025년 2204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는 1253억5700만원을 투입했다. 1분기 609억5100만원, 2분기 644억600만원 등이 투입됐다. 상반기 투입액은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비의 56.9% 수준이다.
연구개발에 제시된 과제는 철도와 방산을 넘어 수소·자동화 등으로 넓게 분포한다. 3MW급 수소기관차를 비롯해 5MW급 수전해 시스템, 65톤급 무인운반차 등 다양한 과제가 진행 목록에 포함됐다. 방산 연구의 일부 세부 내용은 보안상 공개되지 않는다.
/챗지피티(Chat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연구개발비는 미래 제품과 기술에 투입한 자원을 보여주지만 상용화 성과를 뜻하지는 않는다. 개발 완료와 고객 채택, 양산 계약 체결, 실제 공급은 서로 다른 단계다. 수소나 로봇 관련 과제가 연구개발 목록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 상용화 여부나 매출·이익 기여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상반기 연구개발비의 회계상 분류는 개발비 자산 133억원, 판매관리비 319억원, 제조원가 802억원 등이다. 개발비의 자산 인식은 2분기에 몰렸다. 1분기에는 연구개발비 609억5100만원 중 19억1100만원을 자산으로 분류했고 2분기는 644억600만원 중 113억4600만원이다. 분기 투입액 가운데 자산으로 인식한 비중은 1분기 3.1%에서 2분기 17.6%로 높아졌다.
현대로템의 회계정책은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미래 경제적 효익 등 요건을 충족한 이후의 개발 지출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도록 하고 있다. 신규 프로젝트 중 향후 직접 수주로 연결될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 개발비로 인식하며 그 외에는 비용 처리한다.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하면 해당 지출의 손익 반영 시기가 달라진다. 현대로템은 개발비를 5~10년에 걸쳐 정액 상각한다. 개발 단계에서 자산성을 인정받은 금액은 이후 사용 기간에 비용으로 배분되며 예상했던 사업 성과가 달라지면 회수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개발비 장부금액은 지난해 말 6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669억원으로 증가했다. 상반기에 133억원이 더해졌고 63억원이 상각됐다.
7월 조직개편...미래사업 방산에 통합현대로템은 7월 1일 흩어졌던 미래사업 기능을 통합하고 기존 디펜스솔루션 조직을 AD&RH 조직으로 개편했다. 항공우주·방산을 맡는 AD와 로봇·수소를 맡는 RH로 구분하고 로봇 인공지능 전환과 수소 분야를 육성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AD&RH 산하 조직은 종전 1사업부·4실에서 2사업부·6실로 확대됐다.
이 개편은 상반기 영업활동이 끝난 뒤의 변화다. 8월 제출된 반기보고서는 새 부문의 구분을 사용하고 비교 정보를 같은 기준으로 다시 작성했다. 반기보고서를 1분기 보고서와 비교할 때는 부문 이름과 편입 범위를 맞춰야 실제 성장분을 구분할 수 있다.
두 보고서를 대조하면 차이가 나타난다. 1분기 보고서에 기재된 기존 방산 부문 매출은 8039억원이다. 반기보고서의 AD&RH 상반기 누적 매출에서 2분기 매출을 차감해 산출한 1분기 매출은 8195억원으로, 약 156억원 많다. 반대로 플랜트 중심의 EP 부문에서는 같은 규모가 감소한다. 새 매출이나 이익이 생긴 것이 아니라 부문에 포함되는 사업 범위가 달라지면서 수치가 재분류된 결과다.
AD&RH 부문은 기존 전차 사업과 함께 항공우주·로봇·수소를 담게 됐다. AD&RH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미래사업이 수익을 내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기존 방산 외 수주와 외부 고객 매출, 개발 단계, 손익 기여가 드러나야 신사업의 진척을 평가할 수 있다.
연구개발비 확대와 조직개편은 현대로템이 다음 성장 기반에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는 신호다. 앞으로는 투입한 자원을 성과로 연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에 자산으로 쌓인 개발비가 계약으로 이어지는지와 로봇·수소 분야의 매출 창출이 성과를 보여줄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