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강남 하락장 속 '120억' 신고가…반포 초고가는 '그사세'

요약
  •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133.95㎡가 12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 강남권 전반의 하락세와 대조적으로 한강 조망 등 희소성을 갖춘 초고가 주택 시장은 현금 자산가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며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원베일리 전용 133.95㎡ 120억원에 거래
'한강 조망 가능한 희소 가치 큰 매물' 분석
다주택·초고가 주택 겨냥 규제에도 '그사세'
현금 여력 있는 자산가 중심 매물 신고가 행렬
"주택시장 양극화 심화…젊은 자산가로 세대교체"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서울 서초구의 대장 아파트격인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에서 120억원의 신고가 거래가 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다주택·초고가 주택에 대한 규제로 강남에서 집값 하락이 이어지는 현상과는 대조적이다. 초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오히려 신고가가 나오며 주택 시장 양극화가 심화한다는 분석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133.95㎡(40평·공급 52평)가 지난주 120억원에 거래됐다. 아직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는 공개되지 않은 계약이다. 실거래가는 계약 체결 신고 후 검증 절차 등을 거쳐 공개돼 실제 계약과 공개 시점에는 통상 시차가 있다.

이번 거래가는 같은 평형의 종전 최고가보다 14억5000만원 높다. 원베일리의 해당 평형 종전 최고가는 지난 5월 체결된 105억5000만원이다. 이번 거래에서 당초 매도인은 150억원을 호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해당 매물의 희소성이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거래된 매물은 원베일리에서도 최상급 전망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반포한강공원과 한강을 바로 앞에서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슷한 평형의 거래와 매물 자체가 많지 않은 점도 가격을 뒷받침한 요인으로 꼽힌다. 인근 단지에서 비슷한 평형대 매물은 65억~90억원대에 형성돼 있어 이번 거래가와는 상당한 가격 차가 있다.

이 같은 초고가 거래는 최근 시장 전반 흐름과 대비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초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9월 셋째 주(21일 기준) 0.37% 하락해 7주 연속 내렸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3% 상승했다.

서초구 집값을 이끌어 온 반포동 일대도 8·3 대책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고가주택 보유와 양도에 따른 세 부담이 커지며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 지역 일대 초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신고가가 쓰이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4차 전용 208㎡는 지난달 90억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도 85억원에 팔려 최고가를 새로 썼다.

초고가 주택은 대출 의존도가 낮고 현금 여력이 있는 자산가 중심으로 거래되는 모습이다. 현재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에 따라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차등 적용돼 25억원 초과 주택은 최대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이번 거래 역시 매수자가 전액 현금으로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와 세 부담 강화의 영향에서 벗어난 초고가 주택 시장이 이른바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를 형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금 동원력이 좋은 수요자가 매물을 신고가로 매수하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가진 사람들은 대출도 받지 않고 초고가 주택을 산다”며 “대출을 내야만 하는 서민들만 (규제로) 목조르기를 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엄청난 재벌이 사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80억, 90억, 100억원 하게 됐다”며 “(초고가 주택이) 집값을 선도하고 나머지 집들이 쭉 따라간다”고 했다.

전문가는 대출 규제가 시장 전체를 누르는 동시에 자금 여력이 있는 상위 자산가에게는 희소한 초고가 주택을 선점할 기회가 되고 있다고 봤다.

심형석 미국 인터내셔널 아메리칸 대학교(IAU) 교수(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는 “자산과 소득 양극화가 이어지면서 상위 자산가들의 수요는 꾸준한 반면 조망권 등을 갖춘 초고가 주택은 공급이 제한돼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세금 규제로 50억~100억원대 주택을 보유한 은퇴층 등 현금 흐름이 좋지 않은 기존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반면 젊은 자산가들이 이를 받아가는 세대교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냥 목록으로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