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보험계약대출도 증가
보험료를 제때 내지 못해 보장이 끊긴 생명보험계약이 올해 상반기에만 72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약 4000건의 보험계약이 실효된 셈이다. 중장년·고령층을 중심으로 기존 보험을 해약하거나 보험계약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9일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한화 등 10개 생명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실효 계약은 72만6902건으로 집계됐다. 실효 계약은 2021년 109만3858건에서 2025년 134만5823건으로 4년 새 23% 증가했다. 올해 증가세는 더욱 커졌다.
보험계약 실효는 가입자가 보험료를 일정 기간 내지 않아 계약 효력이 상실되는 것을 뜻한다. 자발적으로 계약을 정리하는 해약과 달리 보험료 미납이 원인이다. 실효일로부터 3년 이내에 밀린 보험료를 내면 보험 계약을 살릴 수 있지만, 미납 기간에는 보장을 받을 수 없다.
보험을 직접 해약하는 사례는 50대 이상에 집중됐다. 올해 상반기 나이별 집계가 가능한 개인보험 해약 136만3910건 중 50대 이상은 84만8239건으로 전체의 62.2%에 달했다. 2021년 51.7%에서 크게 상승했다. 보험을 한 번 해약할 때 찾아가는 금액도 커졌다. 10개 생보사의 올해 상반기 전체 해약 건수는 175만8154건, 해약환급금은 25조4118억원이었다. 해약 1건당 평균 환급금은 지난해 약 1115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약 1445만원으로 29.7% 늘었다. 2021년 약 991만원과 비교하면 5년 사이 46%가량 증가했다.
보험을 해약하지 않고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보험계약대출도 늘었다. 올해 7월 말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3조555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7728억원 증가했다. 보험계약대출은 해약 없이 급전을 마련할 수 있어 이른바 '불황형 대출'로도 불린다.
서일준 의원은 "중장년·고령층에서 보험료를 못 내 계약이 끊기는 것은 물론 노후 자산인 보험을 해약해 현금을 마련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