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에서 열린 피지컬 AI 지역거점 발전 포럼에 참석해 AI 로봇 시연을 보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철우 경북도지사, 배 부총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원택 전북도지사, 박완수 경남지사, 김태한 BNK경남은행장, 백상진 산업은행 회장. 2026.9.22 ⓒ 뉴스1 정부가 ‘국가대표 AI’로 불리는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독파모) 중단설이 불거지며 국내 AI 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설명 자료를 내고 중단이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여부는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취재해보니 독파모는 3차 평가를 향해 예정대로 가고 있고, 정부가 조만간 내놓을 것도 중단 결정이 아니라 프런티어 AI 모델 개발 계획으로 보입니다.독파모는 외국 기술에 기대지 않고 국내 기업이 처음부터 직접 만든 ‘국산 AI 모델’을 키우겠다며 지난해 8월 시작한 사업입니다. 공모로 뽑은 5개 팀에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를 지원하되 반년마다 평가해 성적이 낮은 팀을 탈락시키는 서바이벌 방식입니다. 1월 1차 평가에서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가, 지난달 2차 평가에서 모티프테크놀로지스가 탈락해 SK텔레콤, 업스테이지, LG AI연구원 3곳이 남았습니다. 사업 예산은 2136억 원 규모입니다.
그런데 왜 ‘판이 바뀐다’는 말이 나올까요. 그 배경은 프런티어 AI 개발에 대한 절박함이 있습니다. 프런티어 AI는 현재 가장 앞선 최첨단 모델을 뜻합니다. 이달 초 공개된 오픈AI의 최신 모델은 GPU 10만 장 이상을 써서 만들었다고 엔비디아가 밝혔습니다. 독파모 팀에 돌아가는 GPU가 1000장 안팎이니 체급이 아예 다릅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이 7월 프런티어급 모델은 “현재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의 지원 수준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며 SPC나 지분 투자 방식을 거론한 이유입니다. 배 부총리는 지난달에도 평가·경쟁 방식이 급변하는 AI 트렌드에 여전히 유효한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고, 이달 16일에는 프런티어 AI 개발 방향을 곧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과기정통부 내부에서 감지되는 위기감도 큽니다. 6월 미국이 최첨단 AI 모델에 대한 해외 접근을 우방국에까지 사전 통보 없이 제한한 일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남의 모델에 기대다가는 언제든 끊길 수 있고, AI 모델이 국가 전략자산이 됐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된 것이죠.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프런티어 AI 개발 출자금 4조7000억 원을 담은 배경입니다.
이에 정부의 구상은 독파모를 없애는 게 아니라 그대로 둔 채 그 위에 프런티어 AI라는 더 큰 도전을 얹는 쪽에 가깝습니다. 다만 기존 참여 기업과의 연계, 자금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참여 방식은 숙제입니다. AI 경쟁은 점점 더 모델 성능만이 아니라 GPU와 돈을 얼마나 크게 끌어모으느냐로 옮겨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