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세종·베트남 6.78조 투자해 ABF 기판 생산 확대
세종에 4.3조 투자 신규팹 건설
베트남에 2.5조 투입 라인 증설
3분기 영업익 6051억원 전망…132% 증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열풍 속 수요가 급증한 고부가가치 반도체 패키지 기판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 인프라 투자를 결정하자 증권가에서 매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 6조8000억원 중 상당 부분을 고객사가 부담하고 가동률까지 보장하는 구조인 만큼 재무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제품 공급 부족 속 판매가격이 오르면서 3분기 호실적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증권사 9곳이 삼성전기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 리포트를 올렸다. 같은 날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보다 2만9000원(1.93%) 오른 152만800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0.27%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주가 흐름도 시장보다 강했다. 이달 들어 삼성전기는 143만원에서 152만8000원으로 6.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기 서버용 FC-BGA. / 사진=삼성전기3분기 호실적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조7877억원, 영업이익은 6051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31.1%, 132.5% 늘어난 수치다.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36만500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약 54.5%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가 삼성전기를 다시 주목한 계기는 지난 28일 나온 대규모 투자 공시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 생산시설에 4조2700억원, 베트남 생산법인 공장 증설에 2조5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공시된 금액만 6조7800억원이다. 관련 업계 안팎에서는 베트남 인프라와 추가 보완 투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투자액이 8조~1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핵심 생산능력 확대 대상은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기판에 필수로 들어가는 미세 절연 필름인 아지노모토빌드업필름(ABF)을 핵심 소재로 활용한 반도체 패키지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AI 가속기 등에 쓰이는 고부가가치 반도체 기판이다. AI 가속기의 대면적·고다층화로 수요가 늘면서 ABF 기판은 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이 48~56주로, 정상 수준인 12주를 크게 웃돌고 있다.
업계는 역대 최대 규모 인프라 투자에도 삼성전기의 자체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비 상당 부분을 고객사 선수금이나 지원금으로 충당하고 일정 수준의 가동률도 보장받는 구조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고객이 증설 재원을 분담하면 그에 상응하는 캐파(생산능력)를 할당받는 구조로, 공급사 입장에서는 재원과 가동률을 동시에 확보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2조원대 초반인 FC-BGA 매출이 2030년 6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올 3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I·데이터센터용 FC-BGA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판매 증가에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와 가격 인상이 맞물리고 있어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를 전기전자 업종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그는 "FC-BGA는 예상했던 4분기 말보다 이른 3분기에 풀가동에 진입했으며, 평균공급단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며 "장기적인 호황 국면"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