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중국 베이징 한 수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두리안./이윤정 기자중국의 두리안 소비가 늘면서 태국 농가들이 재배 작물을 바꾸고 있다. 높은 가격으로 ‘황금 작물’로 불린 두리안에 커피와 천연고무, 망고스틴 농가까지 뛰어들었다. 그러나 중국 시장을 노리는 국가가 늘고 생산량도 확대되면서 가격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현지 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태국과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기존 작물 대신 두리안을 심는 농가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비처인 중국의 수요가 재배 확대의 배경이다.
중국은 신선 두리안과 냉동 제품을 포함한 세계 최대 두리안 시장이다. 지난해 중국의 과일 수입액에서 두리안이 차지한 비율은 절반에 가까웠다. 태국의 대중국 수출에서도 두리안이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태국 남부 춤폰주 파토의 한 농가는 망고스틴을 키우다 두리안 가격 상승을 보고 작물을 전환했다. 이 농가는 “현재 두리안 가격은 2020~2024년 최고 수준보다 ㎏당 10바트(약 400원) 이상 떨어졌지만 수확량이 늘면서 오히려 수입은 증가했다”고 말했다.
태국은 4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신선 두리안 수입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다. 생산량을 늘려도 중국의 소비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가격이 오르는 흐름이 이어졌다.
상황은 2022년 중국이 베트남산 두리안 수입을 허용하면서 달라졌다.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선 두리안 수입량 가운데 베트남산은 94만1004t으로 50.37%를 차지했다. 태국산은 92만749t, 49.29%로 베트남에 근소하게 뒤졌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캄보디아도 두리안 재배에 나서고 있다. 중국이 여러 국가에서 물량을 확보하게 되면 태국산 두리안의 희소성이 줄고 가격을 유지하기도 어려워질 수 있다.
중국 내 생산도 확대하고 있다. 윈난성과 하이난성의 상업적 재배 규모는 아직 작지만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다. 자체 생산이 늘어 수입 의존도가 낮아지면 태국산 두리안이 중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입지도 줄어들 수 있다.
태국 정부는 인도와 유럽연합(EU), 미국 등으로 판로를 넓혀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다만 두리안의 강한 냄새가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수요는 태국 농가에 수익을 늘릴 기회를 제공했지만, 재배 쏠림에 따른 위험도 키우고 있다. 중국을 대신할 대규모 해외 시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생산량이 계속 늘면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