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미영 기자]‘호랑이 상담가’ 이호선 교수조차 따뜻하게 끌어안게 만든 30대 남성의 사연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20대 초반부터 10년에 걸쳐 각종 ‘돈 사고’를 치며 가족들에게 뒷수습을 떠맡긴 이 남성은, 알고 보니 4살 때부터 16년 동안 친척 집을 전전해 진짜 어른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상처를 안고 있었다.
지난 29일 방송된 tvN STORY ‘이호선 상담소’에서는 해당 남성의 누나가 출연해 “동생이 사고를 많이 쳐서 보여도 불안하고 안 보이면 더 불안한 상태”라며 동생이 몰래 친 돈 사고로 가족들이 감당한 금액만 1억 원이 넘는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누나는 “스트레스 덩어리다. 언제까지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나. 동생이 시한폭탄 같다”며 “어려서부터 돈 개념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고 하소연했다.
해당 남성은 20대 초반 군 입대를 앞두고 친구에게 속아 휴대폰 2대를 개통했다가 400만 원의 빚을 떠안았다. 남성이 입대한 사이 채권 추심이 들어오며 이 빚은 모두 가족의 몫이 됐다. 제대 후에는 가족 몰래 오토바이를 타다 분쇄 골절상을 입어 1년간 재활 치료를 받았고, 이때 들어간 치료비 3000만 원 역시 가족이 감당해야 했다. 취업 후에도 노트북, 차 부품 구매와 유흥 등으로 대출을 받아 결국 7000만 원의 빚이 추가로 생겼다.
그러나 이 남매에게는 숨겨진 아픔이 있었다. 16년 동안 엄마와 제대로 살을 맞대고 산 적이 없었던 것. 엄마는 남매를 친척 집에 맡기고 일터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4살 때부터 엄마와 떨어져 산 아들은 10년 가까이 친척 집을 전전하다 축구 선수가 되어 기숙사 생활을 하거나, 교회 단체 유학으로 아프리카 케냐로 보내졌다. 엄마와 다시 살게 된 것은 20살이 넘어서였다.

이들의 사연을 들은 이호선 교수는 “엄마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며 아이들이 클 수 있도록 지원은 꾸준히 한 것 같은데, 누나도 동생도 정서적인 젖을 못 먹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누나도 같은 환경에서 컸는데 잘 지내온 것이 더 대단하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이 교수는 “엄마도 지친 상태”라며 “결정권자 없이 서로에게 책임을 묻는 사람들만 있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짚었다. 남성에게는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는 방법을 조언했고, 엄마에게는 “아들을 말썽쟁이라고 부르지 말라. 그러면 달라지지 않는다. ‘너 잘될 거야’라는 이야기를 앞으로 20년 동안 해줘라”라며 비난이 아닌 격려로 관계를 바꿀 것을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방송 전 진행된 남매의 심리검사 결과를 공개하며 “아들이 ‘나의 어머니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적었다”고 전했다.
이를 들은 엄마는 “원망만 많을 줄 알았는데 그런 마음을 품고 있는지 몰랐다”며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고, 아들을 꼭 안아주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my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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