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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후자, 94배 키웠다…이재용 만난 김동관의 ‘2조 담판’

요약
  • 한화그룹은 과거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인수한 방산 계열사들을 대폭 성장시키며 재계 5위로 도약했습니다.
  • 김동관 수석부회장의 주도 아래 우주항공과 방위산업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5년 11월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당시 부회장)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소재 호텔에서 열린 '한-아랍에미리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인사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14년 삼성-한화 빅딜 협상의 주역이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5년 11월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당시 부회장)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소재 호텔에서 열린 '한-아랍에미리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인사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14년 삼성-한화 빅딜 협상의 주역이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화는 영남권과 함께 대한민국 우주 주권을 확보하고 자주국방을 위한 국방AI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엔진이 되겠습니다. 이를 위해 55조원을 투자하겠습니다.

지난 7월 3일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이 한 말이다. 며칠 전 광주전남에서 발표한 호남반도체로 전국이 이미 떠들썩하던 때라 영남권엔 어떤 기업이, 얼마만큼의 투자 보따리를 풀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시기에 대담한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독자적인 우주 발사체 개발(23조원), 초저궤도 관측 위성 개발(20조원), 국방AI데이터센터 건립(10조원) 등 선진국 의존도가 높은 우주·국방 기술에 수십조원을 투자해 새로운 기간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였다.

10여 년 전만 해도 재래식 지상무기 생산에 집중하던 한화가, 우주항공 사업과 국방AI 기술로 대한민국의 주권 수호에 기여하겠다니, 괄목상대(刮目相對)라 할 만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영남권 정치인은 “미래가 다소 불확실한 우주사업에 55조원이나 투자하겠다는 것에 첫 번째로 놀랐고 자주국방·지역균형발전 등 이재명 정부의 핵심 의제에 딱 맞춘 발언에 두 번째로 놀랐다”고 했다.

최근 10여 년 새 한화는 몰라보게 성장했다. 2014년만 해도 전체 중 15위(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 자산총액 36조630억원, 공기업 포함)였다. 공기업을 제외한 당시 재계 순위로는 10위. 방산·석유화학·금융·유통 계열사를 아우르는 굴지의 대기업이었지만 재계의 어젠다를 선도하는 수준까진 아니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올해 한화는 재계 5위(자산총액 149조6050억원)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기간 10대 민간 대기업 중 그룹 규모가 5계단 이상 수직 상승한 건 한화가 유일하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삼성그룹과의 ‘빅딜’로 인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삼성테크윈)와 한화시스템(옛 삼성탈레스)의 합산 영업이익은 2014년 338억원에서 2025년 3조2091억원으로 94배 늘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집계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초기(2025년 1~5월) 전 세계 100대 기업 중 시가총액 증가율 3위(164% 증가)를 기록했다.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가 삼성전자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그룹에 남아 있었다면 끝내 ‘삼성후자’(삼성전자 이외 계열사를 지칭)에 그쳤을 가능성이 크다. 빅딜 추진 당시 삼성 이재용 회장이 임원회의에서 ‘여기 계신 분들 중 삼성테크윈 공장에 가본 사람 있냐’고 물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기업이 한화로 넘어와 그룹의 핵심 성장 엔진이 됐다.

한화가 인수합병(M&A)으로 방산 계열사를 늘려 나갈 때만 해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사업군을 빠르게 정리하고, 매서울 정도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고 위기감을 느낀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익명을 원한 경쟁 방산기업 임원)

하지만 한화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룹의 출발점인 방위산업을 우주항공업으로 확대하는 데 거침이 없다. 완제기 체계 및 위성·발사체를 개발·생산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15.89%(2026년 8월 말 기준)까지 늘리면서 인수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수석부회장은 이 정도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재계 몇 위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는 수준에 오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1952년 설립된 ‘한국화약’이 창업 3대에 이르러 글로벌 우주항공기업을 꿈꾸기까지, 한화에는 수많은 결정적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있다. “한국의 록히드마틴이 되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결단 이후 밑그림을 그리고 이재용 회장을 만나 빅딜을 실행으로 옮기는 건 장남의 몫이었다.

삼성후자, 94배 키웠다…이재용 만난 김동관의 ‘2조 담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61427

왜 지금 [한화 연구] 인가

올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톱2 다음으로 주목받는 기업은 단연 한화일 것입니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순위에서 한화는 지난해보다 두 계단 뛰어오른 5위를 기록했습니다. 롯데(6위), 포스코(7위)를 밀어냈죠.

한화의 성장세가 매섭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선정 100대 방산 기업 중 16위를 기록했고, 한화오션은 HD현대를 제치고 8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따냈습니다. 한화는 이제 방산·에너지뿐 아니라 우주항공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고 테크·라이프 사업을 분할해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죠. 63빌딩을 거점으로 한 금융 부문 역시 글로벌로 나가고 있습니다.

The Joongang Plus가 한화의 경쟁력을 탐구하는 [한화 연구]를 시작합니다.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도약을 거듭한 한화의 리더십도 해부합니다. 김승연 회장의 ‘신용과 의리’ 리더십을 세 아들(김동관 수석부회장, 김동원 부회장, 김동선 사장)은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 창업 3세들의 경영 전략과 성과, 숙제도 분석합니다.

①삼성후자, 94배 키웠다…이재용 만난 김동관의 ‘2조 담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61427

②방산서 3조 벌어 우주로 간다…김동관의 ‘한국판 스페이스X’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63341 

③“2조 안 아까워” 대우조선 품은 한화…1500조 美해군 노린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64963 

김효성·박해리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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