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경기 안성시의 한 나눔장터 행사장에서 1t 트럭이 돌진해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안성소방서]](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609/30/54d8a800-15ba-4b2a-b806-2e6687dbd5ea.jpg)
지난 19일 경기 안성시의 한 나눔장터 행사장에서 1t 트럭이 돌진해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안성소방서]
“가속페달을 제동장치로 착각했다.”
지난 19일 경기 안성시의 한 나눔장터 행사장에 1t 트럭을 몰고 돌진해 2명을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 A씨가 경찰에서 한 진술이다. 수사 과정에선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끝내 과실을 인정했다. 사고 이틀 후인 21일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객관적 증거들에 의해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고령화로 운전대를 잡는 노인이 늘면서 순간적인 판단·조작 실수에 따른 교통사고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급발진 의심사고도 상당수가 조사에서 페달 오조작으로 드러났다. 신체·인지능력 저하를 보완하는 안전장치의 중요성이 커졌다.
29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집계한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 수는 지난해 기준 563만2818명이다. 2021년 401만6538명에서 40.2% 늘었다. 전체 면허 소지자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1.9%에서 16.1%로 높아졌다. 고령운전자가 늘면서 관련 사망 사고도 증가하는 흐름이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2021년 2916명에서 지난해 2549명으로 12.6% 줄었지만, 고령운전자 관련 사망자는 709명에서 843명으로 18.9% 늘었다. 관련 사망자 비중도 24.3%에서 33.1%로 뛰었다. 고령운전자가 내는 사고의 위험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고령운전자가 낸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시력·청력·주의력 저하로 취약해진 돌발상황 대응능력이 꼽힌다. 한국도로교통공단 연구 결과를 보면 돌발상황에서 일반운전자의 반응시간은 0.7초였지만 고령운전자는 1.41초로 길었다. 나이가 들수록 발목·무릎의 힘과 운동 정확성도 떨어져 순간적인 조작 실수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 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언론에 보도된 급발진 의심사고 149건을 분석한 결과, 연령이 확인된 141건 가운데 60대 이상 운전자가 106건(75.2%)으로 대부분이었다. 149건 중 경찰 조사 등을 통해 확인된 페달 오조작 사고는 109건이었고, 나머지 40건은 조사 중이거나 조사 결과가 확인되지 않은 사례다.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사진 안성소방서]](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609/30/3767bbf8-a0d1-4b74-8145-847b5ee219a8.jpg)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사진 안성소방서]
교통안전공단은 고령자의 조작 실수를 첨단 안전장치로 보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고령운전자 중심의 법인택시 227대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장착해 총 211만7423㎞의 실주행 데이터를 분석했다. 시속 15㎞ 이하에서 가속페달을 80% 이상 밟는 등 비정상적인 가속을 감지하면 가속페달 입력을 차단하고 경고음을 내는 장치다.
그 결과 3개월간 이 기능은 총 3628회 작동했다. 아울러 장치를 통한 운전 습관 개선 가능성도 나타났다. 100㎞당 페달 오조작 방지기능 작동 횟수는 지난해 12월 0.204회였는데, 올해 2월 0.095회로 53.4%나 감소한 것이다. 교통안전공단은 장치가 위험 순간에 개입하는 것을 넘어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줘 급출발·급가속 등 위험한 운전 습관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와 교통안전공단은 만 65세 이상 택시·화물차(1.4t 이하)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지난 1일 기준 장치 2528대를 보급했다. 승용 신차에는 2029년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설치가 의무화된다. 공단 관계자는 “장치의 개입이 단순히 돌발 상황을 제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 행동 억제와 운전 습관 개선을 유도하는 예방관리 수단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중앙일보 공동기획
김준영 기자